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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기사, 경비원에 '폭언·폭행' 이명희에 검찰 실형 구형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09 13:29

수정 2020.06.09 15:29

'경비원·운전기사 상습폭행' 혐의를 받는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비원·운전기사 상습폭행' 혐의를 받는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운전기사와 경비원에게 상습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3부(권성수 김선희 임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9일 열린 1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 전 이사장에게 징역 2년6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애초 검찰은 이 전 이사장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지만, 경비원 1명이 피해자로 추가되면서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이날 다시 열린 결심공판에서는 구형량을 6개월 더 늘렸다.

당시 검찰은 "이 전 이사장의 폭력행사에 대한 합리적 이유도 찾기 어렵다"며 "전형적인 갑을관계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이런 행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에도 "이 전 이사장은 생계 문제로 일을 그만둘 수 없는 경비원을 수십회 폭행했다"며 "이번 건까지 더해보면 이 전 이사장의 상습성이 더 명확해진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 전 이사장 측은 모든 사실관계를 인정했다. 다만 '상습폭행'이 아니며 범행에 사용된 물건들이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는지 재판부가 살펴봐달라고 요청했다. 모든 피해자와 합의한 점도 참작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전 이사장 측 변호인은 "기존 입장과 마찬가지로 모든 공소사실이 이 전 이사장 자신의 부족함에서 비롯됐단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며 "피해자들의 마음에 상처를 줘서 뉘우치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 전 이사장 또한 최후진술에서 "제 어리석음으로 인해 벌어진 모든 사건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반성하고 있다. 앞으로 더 조심해서 살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14일을 1심 선고기일로 지정했다.

이 전 이사장은 2011년 11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운전기사 등 9명에게 22차례에 걸쳐 폭언·폭행을 일삼거나 위험한 물건을 던지고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이 전 이사장은 서울 종로 구기동의 한 도로에서 차량에 물건을 싣지 않았다는 이유로 운전기사의 다리를 발로 걷어차 2주 동안 치료를 받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에서 출입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비원에게 가위를 던지고, 인천 하얏트호텔 공사 현장에서 조경설계업자를 폭행하고 공사 자재를 발로 걷어찬 혐의도 있다.

추가된 공소사실은 물을 많이 줘서 화초가 죽었다는 이유로 화분을 집어던지는 것을 비롯해 총 24회에 걸쳐 피해자에게 화분, 전지가위, 모종삽, 장작 등을 던지는 방법으로 폭행했다는 내용이다.

앞서 이 전 이사장은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대한항공 여객기를 이용해 해외에서 구입한 명품백 등 개인물품을 밀수한 혐의의 재판에서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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