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용인=뉴스1) 최대호 기자,유재규 기자 = 9일 오후 2시 경기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의 카페거리. 경기지역 첫 폭염주의보가 전날부터 발효된 가운데 이곳 카페거리를 찾은 시민들의 손에는 '손풍기'나 부채가 들려 있었다. 휴대전화 속 온도계는 영상 32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친구사이로 보이는 일행은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나무그늘이 드리워진 테라스에 자리를 잡기 위해 두리번 거렸다. 앞선 손님들은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내부에 앉아 시원한 음료를 주문하고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학 등교수업이 없기 때문인지 노트북으로 인터넷 강의를 듣는 학생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동네 주민들로 보이는 시민들도 마실을 나왔는지 연신 더워하면서 한 손에는 시원한 음료를 내려놓지 않고 있었다.
밤에만 운영할 것 같은 인근 Pub(펍)도 일찌감치 문을 열고 손님맞이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생맥주 3+1 이벤트' 이라고 적힌 입간판은 손님들의 발길을 가게 안으로 이끌었다.
코로나19 여파도 잊게 할 무더위라는 시민 정모씨(38·여)는 여름패션에 맞는 선글라스와 복장으로 이웃과 생맥주를 즐기고 있었다. 옆에는 마스크가 놓여 있었다.
그는 "코로나19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는데 너무 집에만 있으면 정신건강에 해로울 거 같다"며 "물론 집에서 에어켠 켜고 늘어지고 싶기도 한데 기분전환 겸 (나와서)좋다"고 말했다.
이어 "더운데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어야 한다는 불편함도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이 하루빨리 끝났으면 한다"고 바랐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소재 한 아파트 단지 외부에 있는 분수대는 아이들의 인기만점 장소였다.
3~4살 아이가 분수대에서 노는 것을 아슬아슬하게 지켜보는 젊은 주부도 눈에 들어왔다.
"마시면 안돼" "뛰면 미끄러져"라며 걱정의 말을 하면서도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만 3세 아이를 데리고 나온 김모씨(32·여)는 "더운 날씨자만 아이만 좋다면 전 다 좋다"며 "이렇게 분수대에 나와 있으면 물놀이하는 아이 덕분인지 몰라도 코로나19 걱정은 잠시나마 잊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겨우 6월인데 7월 같은 날씨"라며 "서서히 불쾌지수도 높아지고 있는데 아이를 보니 저도 벌써부터 계곡에 풍덩 하고픈 마음이 굴뚝 같다"고 덧붙였다.
분수대 주변으로 마련된 임시 테이블에는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도 여럿 있었다.
캔맥주나 차가운 음료를 주문해 마시는 동안 엄마 주위를 빙빙돌며 인라인 스케이트나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도 즐거워 보였다.
수원 영통구 하동 소재 광교 갤러리아 백화점 최상층에 있는 카페와 빵집에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 몰려든 시민들로 북적였다.
외부 온도가 32~34도 인점을 감안하면 실내 온도를 24~25도로 유지하고 있는 백화점은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시민들이 카페에서 주문 후 받아가는 음료는 얼음이 동동 띄워진 시원한 음료가 대부분이었다.
한 시민은 "코로나19로 몸과 마음이 지쳐있던 때인데 무더위로 더 지치게 된다"며 "저희 어머님이 다니는 경로당이 운영을 안해 함께 나왔다. 앞으로도 자주 모시고 와야 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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