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대마 및 마약소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홍정욱 전 한나라당(미래통합당 전신) 의원의 장녀가 2심에서도 선처를 호소했다.
서울고법 형사8부(정종관·이승철·이병희 부장판사) 심리로 10일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홍 전 의원의 장녀 홍모씨(19) 측 변호인은 "일반 성인 마약사건도 양이 많아도 초범이면 집행유예가 일반적"이라며 검사의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홍씨 측 변호인은 "만 14세의 나이에 미국 유학을 떠났는데 언어와 문화가 낯선 곳에서 홀로 지내다 보니 불안장애와 우울증이 생겼다"며 "우울증을 잠시 잊고자 호기심에 소량의 마약을 구입해 투약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사용하고 남은 마약과 빈 카트리지를 정리하지 못하고 들고 귀국하는 바람에 국내 반입이 됐다"며 "마약 판매의 범의가 있는 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저명한 인사의 딸이라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고 마약을 대량으로 밀수했다는 오보까지 겹쳐 과도한 비난을 받았다"며 "피고인도 응분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은 알지만 과도한 비난은 감당하기에 너무 힘들고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홍씨는 최후 변론에서 "마약에 의존하려 했던 철없던 행동을 반성하고 제 자신을 채찍질하며 열심히 살겠다"며 "봉사활동과 아르바이트 등 여러 활동을 하면서 우울증을 이겨낼 꿈을 품게 됐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반면 검사는 1심의 양형이 너무 가볍다며 홍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7월 26일 오전 선고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홍씨는 지난해 9월 인천국제공항에서 대마 카트리지와 향정신성의약품인 LSD 등을 여행용 가방과 옷 주머니 속에 숨겨 들여오다 적발됐다.
홍씨는 2018년 2월~3월 미국에서 대마를 매수하고, 같은해 12월 마약류를 매수해 2차례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또 지난해 4월 중순부터 귀국 전까지 7차례에 걸쳐 마약류를 흡입하고, 같은해 8월 대마 카트리지 6개를 매수한 혐의도 있다.
1심은 홍씨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17만8537원의 추징과 보호관찰을 명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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