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문재인 대통령은 남이 써준 연설문을 그냥 읽는 거고 탁현민이 해준 이벤트를 하는 의전 대통령이라는 느낌이 든다"라는 발언을 놓고 진 전 교수와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옥신각신했다.
◇ 진중권 "文, 남이 써준 연설문을" vs 윤영찬 "뇌피셜" 文 원고교정 사진
진 전 교수는 지난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온(On) 국민 공부방'에 강연자로 나와 문 대통령을 달(Moon)에 빗대 "달은 혼자 빛을 내지 못한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그러자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즉각 반격에 나섰다.
윤 의원은 "자기가 보지 않은 사실을 상상하는 건 진중권씨의 자유지만 확신하고 남 앞에서 떠들면 뇌피셜(근거 없는 생각)이 된다"며 "저는 직접 (문대통령을 옆에서) 지켜봤기에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와 함께 윤 의원은 문 대통령이 원고를 고치는 모습과 자필로 수정한 원고를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 진중권 "연설에 철학이 없다는 말을…文, 친구는 잘 두셨는데 참모 잘못 둬"
진 전 교수는 10일 밤 늦게 윤영찬 의원 들으라는 듯 "유치하기는…"라고 시작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실었다.
그는 "내 말을 앵무새처럼 남의 글을 그대로 읽는다는 뜻으로 이해한 모양"이라며 "원고 교정도 안 한다는 뜻이 아니라, 애초에 연설에 자기 철학이 없다는 얘기"라고 문 대통령의 원고수정 사진을 게재한 윤 의원에게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수정했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자기 철학이 없으니) '내 식구 철학'과 "양념" 발언 빼면 기억나는 게 없다"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 연설문 보세요. 그분들의 치열한 고민의 흔적, 평생에 걸쳐서 형성해온 철학을 읽을 수 있고 거기에는 시대정신이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진 전 교수는 "(문 대통령은) 친구(고 노무현 전 대통령)는 참 잘 두셨는데, 참모는 좀 잘못 두신 듯하다"고 비꼬았다.
◇ 윤영찬 "진중권의 관심 전략에 넘어간 듯…죄송합니다"
이 말을 접한 윤영찬 의원은 잠을 이루지 못한 듯 11일 새벽 진 전 교수에게 당해 문 대통령과 지지자들에게 누를 끼쳤다며 "죄송합니다"라고 고개 숙였다.
윤 의원은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님과 문재인 대통령님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는 영광을 누렸다"며 한자 한자 치열했던 대통령의 모습을 정확히 기억한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진중권씨의 관심 전략에 넘어간 듯하다"며 괜히 자신이 문 대통령이 원고를 수정하는 사진을 공개해, 진 전 교수의 어그로(관심 끌기)에 좋은 먹잇감이 됐다고 장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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