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폭증 PM, 가해자·피해자 보호 필요
제도적 공백 노린 '손목치기'까지 속출
'의무화' 사회적 비용 커 합의 필요
[파이낸셜뉴스] 전동킥보드 등 PM(PM, Personal Mobility) 이용자가 늘며 관련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3년 만에 20배 가까이 늘어난 사고에 PM이용자와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 정비가 시급한 실정이다.
제도적 공백 노린 '손목치기'까지 속출
'의무화' 사회적 비용 커 합의 필요
자동차나 이륜차와 달리 PM이 가입할 수 있는 전용보험이 마땅치 않다는 점은 PM 관련 산업 부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제도적 공백사태가 관련 산업의 부흥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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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공백 속 PM 대상 '손목치기' 기승
15일 업계 및 제보 등에 따르면 의무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개인용 PM이 도로로 나오면서 애꿎은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PM을 상대로 유행하는 일명 ‘속목치기’ 사례들이다.
주행 중인 PM과 가벼운 충돌 이후 받아들이기 어려운 합의금을 요구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 신고를 접수한 뒤 다시 합의금을 요구하는 식이다.
배달의민족 커넥터로 활동해왔다는 A씨는 지난해 말 서울 한 아파트 입구에서 마주오던 행인 B씨와 부딪치는 사고를 겪었다. B씨는 ‘전치 2주’ 부상을 입었다며 업체에 항의했고, 배달의민족 커넥터를 관리하는 우아한청년들이 나서 120만원의 합의금을 지급했다.
문제는 B씨가 A씨에게도 다시 합의금을 요구했다는 점이다. 이에 A씨가 이미 합의금이 지급됐다며 거절하자 B씨는 A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B씨가) 전기자전거 앞으로 다가와 살짝 부딪치고 혼자 주저앉았으면서도 ‘전치 2주’ 부상을 입었다고 합의금을 요구했다”면서 “처음부터 합의금을 노린 ‘손목치기’가 아니냐”고 분개했다.
최근 법원에 벌금 50만원을 낸 C씨도 비슷한 문제를 겪었다. 지난해 10월 서울 테헤란로 이면도로를 달리던 C씨는 횡단하던 보행자 D씨와 부딪히는 사고를 낸 뒤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D씨가 땅에 떨어뜨린 휴대폰 수리를 이유로 80만원이 넘는 합의금을 달라고 했는데, 수리한 영수증을 주지 않고 합의를 안 하면 처벌을 받을 거라는 등의 의심스런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끝내 합의에 응하지 않은 C씨는 경찰에 고발됐고, 도로교통법법 위반으로 50만원의 벌금을 내게 됐다.
■개인 의무보험 제도 결정은 '시기상조'
해외에선 의무보험 강제 여부가 엇갈린다. 유럽은 대체로 의무보험 가입을 강제하는 반면, 미국 등 북미와 아시아는 강제하지 않는 추세다.
정부는 파급효과를 확신할 수 없는 만큼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지금은 보험료 수준이 어느 정도일지부터 이용자 반응까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은 상태”라며 “대여를 통해 사업을 하는 분들에겐 이용자부터 피해자에게까지 업체가 일정부분 책임을 지는 게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는 것 같지만, 그걸 개인에게 확대할 것이냐는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최지희 변호사(법무법인 산하)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관련 법령은 피해자 보호 외에도 범죄자 양산 방지라는 입법목적을 가지고 있다”며 “전동킥보드 이용자들은 의무보험 상품이 제도적으로 마련되기 전까지는 처벌 특례를 주장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이 의무보험에 가입된 차량에 대해 형사처벌을 면제하는 것과 달리 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PM은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 변호사는 “수사기관 역시 법적·제도적 공백을 인지하고 있지만 피해자와 합의하지 않으면 양형규정에 따라 벌금 이상의 처벌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한다”며 “제도적 공백상태가 범죄자 양산의 원인이 되고 있는 만큼 하루빨리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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