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계 최대 헤지펀드 가운데 하나이자 '냉정한 투자'로 정평이 난 르네상스가 코로나19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펀드매니저의 감정이 개입될 여지가 없는 AI를 통해 자금을 운용하는 750억달러짜리 르네상스는 올들어 수익률이 죽을 쑤고 있다.
최근 르네상스가 투자자들에게 보고한 실적에 따르면 르네상스 기관 분산 알파(RIDA) 펀드는 올들어 수익률이 -20.7%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이 상승 흐름을 지속했던 6월 첫째주에도 8.8% 손실을 입었다.
냉전시대 미국 암호해독가로 일한 수학자 출신의 제임스 사이먼스가 1982년 설립한 르네상스는 기존 투자모델과는 완전히 다른 수학·통계학 모델을 활용해 투자를 시작해 '퀀트' 투자 확산 붐을 부른 바 있다.
르네상스는 1982년 출범 뒤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펀드이자 모든 것이 베일에 가린 가장 음험한 펀드라는 명성을 얻었다.
르네상스가 주로 직원들을 대상으로 개설한 펀드인 메달리온 펀드는 1988~2018년 30년간 연간 66%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수수료를 제하더라도 39%라는 막대한 수익을 냈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따른 급격한 시장 변동성에서 르네상스는 맥을 못추고 있다.
르네상스의 주식에 집중하는 펀드들은 3월 초 이후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은 유명 헤지펀드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후 시장이 회복하면서 손실 일부를 만회하히는 했지만 최근 다시 손실이 커지면서 회복분 대부분을 까먹었다.
르네상스의 RIDA 펀드는 글로벌 주식들과 가격이 오르고 내릴 것으로 예측되는 주식들을 모두 편입해 이른바 '시장중립적인' 포트폴리오인 것으로 유명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심각한 손실을 내고 있다.
가치투자 전도사이자 '오마하의 현인'으로 알려진 워런 버핏을 비롯해 르네상스 캐피털에 이르기까지 유명 투자자들이 코로나19 시장 변동성에서 개미 투자자들에게 밀리며 명성에 빛이 바라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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