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델라웨어 파산법원의 매리 월래스 판사는 "(주식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비용은 대출보다 훨씬 낮고...조달되는 돈은 기업 전체의 가치로 연결된다"면서 주식 발행을 허가했다. 법원은 회사 재조직화에 필요한 자금을 끌어들이는 최선의 방법이 주식발행이라고 이사회가 판단한다면 신주를 발행해도 좋다고 밝혔다.
허츠는 법원 결정에 따라 약 2억5000만주 신주 발행을 통해 10억달러 자금 마련이 가능해졌다.
파산보호 절차가 진행 중인 기업이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는 전례가 없다고 FT는 전했다.
FT에 따르면 파산보호 절차가 진행 중인 사실상 모든 기업들은 온갖 조건과 제한사항들이 잔뜩 들어간 값비싼 대출로 자금을 조달해 회사 운영자금을 마련한다. 파산보호를 신청한 기업의 주식은 대개 휴지조각이 되기 때문에 주식발행은 선택 가능한 대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펜셀베이니아대 법대의 파산법 교수인 데이비드 스킬은 "(허츠의) 주식발행은 상상조차 안되는 일"이라면서 "파산보호 절차 중에 더 많은 주식을 팔았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스킬 교수는 "이는 시장의 비합리적 행동을 이용하겠다는 노골적인 계획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일부 전문가들이 시장이 거대한 도박판이 됐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지만 허츠를 비롯해 셰일석유업체 휘팅 페트롤리엄, 의류 소매체인 JC페니 등 파산보호를 신청한 기업들의 주식은 코로나19 이후 정부의 대규모 지원 또는 빠른 경기회복 기대감이 작용하며 저가 매수세가 몰려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허츠 주가는 파산보호를 신청한지 나흘 뒤인 지난달 26일 40센트로 바닥을 친 뒤 빠르게 오올랐다. 지난주 6.25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경기전망 악화 여파로 시장이 추락하며 주가가 다시 급락하기는 했지만 12일 주당 2.83달러로 마감해 선방했다.
허츠는 이르면 15일 신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언제든 휴지조각이 될 수 있는 사실상 아무 가치가 없는 주식이지만 시장 이상 급등에 기대 야심찬 구조조정 계획이 만들어진 것이다.
허츠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화이트 앤드 케이스의 톰 로리아 변호사는 로빈후드 같은 "데이 트레이드들을 위한 새로운 (주식거래) 플랫폼이 물량을 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리아는 발행이 성공하면 허츠는 재무구조를 재정비해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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