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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군함도 등 역사왜곡 산업유산정보센터 일반에 공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14 12:18

수정 2020.06.14 21:33

日 역사 수정주의에 
한일 역사갈등 재점화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팀이 제공한 하시마(군함도) 탄광 전경. 뉴시스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팀이 제공한 하시마(군함도) 탄광 전경. 뉴시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군함도 등 근대산업시설에 대한 왜곡된 내용을 담은 일본의 산업유산정보센터가 15일부터 일반에 공개된다. 아베 정권의 역사 왜곡을 둘러싼 한·일 갈등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가 지원하는 일반재단법인 산업유산국민회의(국민회의)는 도쿄도 신주쿠구 소재 총무성 제2청사 별관에 마련된 산업유산정보센터를 본격 개관한다. 당초엔 지난 3월 31일 개관식을 진행했지만,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곧바로 임시 휴관에 들어갔다. 이후 코로나 확산세가 주춤해지면서 당분간 하루 3차례 완전 예약제 형태로 일반 관람객을 받기로 한 것이다.


산업정보유산센터 설립은 지난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일본 정부는 군함도로 불리는 나가사키시 하시마의 탄광 등을 이른바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유산'이라고 주장하면서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했다. 이에 한국정부는 조선인 강제동원의 역사가 담긴 산업시설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일본 정부는 유네스코와 몇몇 시설에서 한국인 등이 끌려와 가혹한 환경에서 노동력 제공을 강요받았다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후 철강, 조선·탄광 등 23개 시설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결정(2015년 7월)을 받았다.

하지만 약속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오히려 역사를 왜곡하는 전시물들을 대거 설치했다.

조선인 강제징용의 현장인 군함도에서 조선인에 대해 "괴롭힘이 없었다"는 군함도 옛 주민 30여명의 주장이 담긴 영상과 글을 전시했다. 증언자 중에는 일제가 일으킨 태평양전쟁기에 어린 시절을 군함도에서 보낸 것으로 알려진 재일교포 2세인 스즈키 후미오(고인)씨가 포함돼 있다. 스즈키 씨는 조선 출신자들이 '노예노동'에 내몰렸는지를 묻는 말에 "그런 얘기는 들어 본 적이 없다"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제강점기 군함도에서 수많은 조선인 노동자들이 가혹한 취급을 받았던 사실과는 정면 배치된다. 이는 역사 전체를 이해할 수 있는 전시 전략을 마련하라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결의도 무시한 것이다. 일본은 유네스코에 제출한 '일본의 근대산업시설 세계유산 등재 후속 조치 이행경과 보고서'에서도 한국인 강제노역을 인정하거나 징용 피해자를 기리는 조치 사항을 포함하지 않았다.

과거 일제는 산업혁명 유산 중 군함도를 비롯해 야하타제철소, 나가사키조선소, 다카시마와 미이케탄광 등에 한국인(조선인) 3만3400명을 강제 동원했다.
특히 군함도에서는 1943년부터 1945년까지 500∼800명의 한국인이 강제 노역을 했고, 122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역사적 정설을 '자학사관'으로 보고 반론을 펴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과거의 사실을 덮는 역사수정주의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 정부는 한반도 출신자들이 강제로 일했다는 사실을 일본이 성의 있게 설명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세계유산 등재에 동의했다"며 "일본 정부의 이번 대응은 매우 불성실한 것이어서 (한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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