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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바닥 기는데 수익률 고공행진… 찜찜한 브라질펀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14 17:30

수정 2020.06.14 17:55

브라질펀드 최근 한달 28% 수익률
헤알화 가치·철광석 가격 상승에
브라질 증시 가파르게 올라
코로나 확진자수 美이어 세계 2위
재정적자도 심각… 투자 유의해야
경제는 바닥 기는데 수익률 고공행진… 찜찜한 브라질펀드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주식형 펀드가 실망스러운 성적을 보이는 가운데 브라질주식형 펀드가 독보적인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브라질 현지 사정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보수적인 관점에서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브라질 펀드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28.33%로, 해외주식형 펀드 가운데 유일하게 20%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유럽(9.26%), 북미(7.77%), 중국(2.98%) 등 주요국의 주식형펀드는 수익률이 10%를 넘지 못했다.

'한화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A클래스'와 '신한BNPP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H)[주식](종류C-W)'의 1개월 수익률은 각각 32.64%, 30.09%로 모든 펀드를 통틀어 가장 높은 성적을 올렸다.


지난 한 달 동안 브라질 보베스파지수가 다른 신흥국들과 비교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덕택이다. 보베스파지수는 지난달 4일(현지시간) 7만8876.22에서 이달 12일 9만2795.27으로 17% 넘게 뛰었다.

보베스파지수가 상승 곡선을 그린 배경에는 헤알화 가치와 철광석 가격 상승이 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헤알화 가치가 올라가면서 외국인 자금이 유입돼 브라질증시의 반등폭이 컸다"며 "특히 브라질증시는 철광석 가격과 민감한 상관관계를 보이는데 이달부터 글로벌 철강석 가격이 오르면서 보베스파지수도 이와 연동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헤알 환율은 올해 초까지 달러당 4헤알대 초반에 머물렀으나 코로나19가 급격한 확산세를 보였던 3월 중순 5헤알대로 올라선 후 6헤알에 육박했다가 12일(현지시간) 다시 5.05헤알 수준으로 내려왔다.

세계 철광석업체이자 브라질 국영기업인 발레사는 브라질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이 때문에 철광석 가격에 따라 증시가 요동친다. 코로나19발 세계경기 침체의 여파로 철광석 가격은 지난 4월 말 중국 수입가 기준 t당 80달러 초반까지 내렸으나 현재 105.02달러 수준을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브라질의 경제 불안이 심각한 상태"라며 투자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12일(현지시간) 기준 브라질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82만8810명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확산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심각한 재정적자도 '뇌관'으로 꼽힌다. 브라질의 정규직 취업자 수는 4월 기준으로 전년 말 대비 300만명 급감했다. 브라질경제에서 가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해 '실업률 증가→경기 부진'이 지속될 경우 재정적자 규모는 확대될 수밖에 없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전혀 이해가지 않은 상황에서 브라질증시가 오르는 데는 앞서 증시가 급락한 것에 대한 '되돌림 현상'이 강하다"며 "여전히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 리스크 등 정치요인도 산재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안 잡힌 상황에서 재정적자 상황을 개선시키려면 세수를 걷어야 하는데 가계가 소비를 안 하고 가처분소득이 줄어드니 재정악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며 "올해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8%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질수록 정부가 돈을 더 쓸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재선 연구원은 "브라질의 지방선거가 오는 10월 예정돼 있는데 코로나19가 잠잠해지고, 경기도 어느 정도 올라오면 정치 변수에 증시가 또 한번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며 불안한 정치상황을 증시의 하방요인으로 지목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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