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이 미는 '극우 성향' 고이케 현 지사
동경한국인학교 이전 백지화로 2016년 선거 당선
日제1야당 지원...우츠노미야 전 변호사연협회 회장
日의 양심적 지식인, 소설 화차의 실존 인물
"강제징용, 개인 청구권 소멸되지 않았다"
日정계 풍운아 야마모토 다로...도쿄올림픽 취소 등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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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의 양심적 지식인, 소설 화차의 실존 인물
"강제징용, 개인 청구권 소멸되지 않았다"
日정계 풍운아 야마모토 다로...도쿄올림픽 취소 등 공약
【도쿄=조은효 특파원】'극우냐, 시민운동가냐, 아니면 풍운아냐.'
16일 도쿄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주요 후보들이 과거사 및 한·일 관계에 대해 선명한 인식차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선거는 자민당이 미는 '극우 성향'의 고이케 유리코 현 도쿄도지사와 일본의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이 지원하는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 우츠노미야 겐지 전 일본변호사연합회 회장의 대결구도로 요약된다. 여기에 배우출신으로 최근 대중적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는 야마모토 다로 레이와 신센구미 대표의 추격전도 관전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
■포스트 아베도 넘보는 '극우' 고이케
코로나19 정국을 딛고 최근 '포스트 아베'까지 넘보고 있는 고이케 현 도쿄도지사는 사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보다 더 극우성향을 가진 정치인이다.
고이케는 일본 우익의 구심점인 '일본회의' 소속이다. 지난 2016년 도지사 출마 당시, 도쿄의 제2한국학교 부지 유상대여 방침을 백지화하는 선거공약을 내걸고 당선됐다. 고이케 지사의 제동으로 현재 동경한국학교는 포화상태다. 도쿄도지사의 도정 철학 및 과거사 인식이 현지 한인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현재 도쿄도에는 약 10만명의 재일한국인이 살고 있다.
고이케 지사는 또 취임 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간토(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추모식에 추도문을 보내지 않았다. 위안부 강제연행을 부인했으며, 한국의 독도 불법점거를 주장하는 등 사실상 한국과 대척점에 서 있는 인물이다.
자민당은 일찌감치 이번 도지사 선거에서 독자 후보를 내지 않고, 고이케를 밀기로 했다. 아베 내각에서 방위상까지 지낸 고이케는 지난 2016년 도쿄도지사 선거 당시, 자민당이 다른 후보를 내세우자, 탈당해 무소속 돌풍을 일으키며 당선됐다. 이때부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는 소원해졌으나, 자민당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의 든든한 후원 덕에 사실상 자민당 후보로서 이번에 '편안한 선거'를 치르게 됐다.
일본의 제1야당이 지원하는 우츠노미아 겐지 전 일본변호사연협회 회장은 과거 오랜세월 고금리 사채 피해 등 빈곤 문제와 관련한 시민운동가로 이름을 떨쳤다. 변영주 감독의 영화 '화차'의 원작 소설(미야베 미유키 작)에 등장하는 미조구치 변호사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이 밖에 학교에서 일본국가제창 의무화 반대, 반한(혐한)시위 규제, 위안부 문제 해결 등에 앞장섰다. 지난해엔 한·일 시민단체가 주최한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한 심포지엄에서 특별연설자로 나섰다. 그는 당시 일본 정부를 향해 "과거 식민지배에 대한 반성에 기반해 한국 정부와 협력해 강제동원 피해자의 피해구제를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인의 손해배상 청구권은 소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또 아베 내각을 향해 보복적 수출규제를 철회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현재 일본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사회당, 공산당의 지원을 받고 있다.
야마모토 다로 레이와 신센구미 대표는 한국 영화 '역도산', '마이웨이'로 한국에도 얼굴을 알린 연기파 배우 출신 정치인이다. 공개적으로 원전 반대를 주장했다가 방송 출연이 막힌 것을 계기로, 정치에 입문했다. 지난 2015년엔 연립여당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가능케 하는 안보법안을 통과시키자 "자민당은 죽었다"며 검은 정장의 상복 차림에 염주를 손에 들고 분향하는 자세를 취한 바 있다.
과거 가두 연설 당시 한·일 관계에 대해 "일본 내에서 내셔널리즘의 기운이 강해지고 있지만 한국은 역시 가까운 이웃이고 서로 협력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 입문전인 2008년 한 방송에서 "독도를 한국에 주는 게 좋다"고 발언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주변국과 잘 지내야 한다는 것인데, 과거사 문제에 대한 깊이있는 시각은 아직 엿보이진 않는다.
공약은 과감하다 못해 포퓰리즘에 가깝다. 코로나19대책으로 도쿄도민 1인당 10만엔(약 113만원)씩 지급, 대학과 전문학교의 수업료 면제 등을 제시했다. 부족하면 돈을 무한대로 찍어서라도 복지를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내년 7월로 연기된 도쿄올림픽 취소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의 출마로 우츠노미야 겐지로 향하는 야당 표가 일부 잠식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고이케 현 지사의 재선가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밖에 일본의 극우정당인 일본유신회가 밀고 있는 오노 다이스케 전 구마모토현 부지사,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당'을 이끌고 있는 다치바나 다카시 등도 입후보할 예정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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