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북이 16일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함에 따라 9·19 남북군사합의서도 폭파됐다.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했음은 북이 선제적으로 남북군사합의서를 파기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남북군사합의서에는 △한강하구 공동어로 사용 및 조사 △DMZ내 초소 남북 각각 11개소 철수 △JSA 비무장화(중화기 철수 및 병력 감축) △지상·해상·공상 적대행위 중지 △유해공동발굴(화살머리고지) 등이 담겨있다.
우리 군은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계속되는 대북전단(삐라)에 대한 보복 경고 속에서도 남북군사합의서는 반드시 지켜져야한다는 입장을 줄곧 견지해왔다. 그러나 북한은 이날 개성연락사무소를 폭파함에 따라 남북군사합의서를 선(先)파기한 꼴을 만들었다.
16일 오전까지만 해도 우리 군당국은 북한군 동향에 대해 "한·미간 긴밀한 공조아래 면밀하게 감시·추적하고 있다"고 했었다. "또 어떤 상황에 대해서도 대비할 수 있도록 군사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했다.
다만 군 당국은 이날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의 계속성을 묻는 질문에는 "확인해 보도록 하겠다"며 말끝을 흐렸다. 화살머리는 남북 군사 합의에 따라 유해를 공동발굴해 왔기 때문이다. 또 언론들도 6·25전쟁 70주년을 앞두고 현장취재를 계획한 터였다. 그러나 이날 이 군당국자가 말끝을 흐리면서 남북관계의 '이상기류'를 감지케 했다.
이 군당국자의 말속에는 유해발굴작업이 북측에 의해 최소 2~3일 전부터 제지당하고 있었음을 내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군 참모본부는 우리 군 당국자의 말이 끝난지 불과 4시간여 만에 전격 폭파시켰다.
김여정의 지시에 따라 남북 연락사무소가 폭파됐으니 이제 개성공단도 철거 또는 폭파되고 금강산관광지역도 폭파될 차례다.
여기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0월 "금강산을 두고 보기만해도 기분이 나빠진다며 들어내라"고 지시했다. 때문에 이곳을 폭파시키고 대신 군사시설을 건설한 공산이 커졌다. 이 인근은 장전항이 인접, 해상 천혜의 요새지역이다. 개성공단도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빈 공장만 덩그러니 있다. 남북연락사무소에 이어 제2의 타격 대상이다. 만약 개성공단이 철거 또는 파괴되면 이곳에도 인민군 부대가 진입할 것으로 군당국은 내다보고 있다. 개성공단이 들어서기 전 이 지역은 북한 2군단 소속의 6사단, 64사단, 62포병여단이 배치됐던 곳이기 때문이다.
이어 비무장지대(DMZ)내 감시초소(GP)를 철수시켰던 남북 양측은 GP를 예전처럼 복구할 것으로 보이며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철수시켰던 중화기와 군 병력도 재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dikim@fnnews.com 김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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