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동 가파른 고지대 다세대에 거주하는 장애인 B씨는 당뇨합병증으로 다리를 절단했고, 시각 장애까지 겹쳐 재난긴급생활비를 신청할 수 없었다. 함께 거주하는 노모도 거동이 어려운 상황. 이런 상황을 전해들은 서울시의 플래너가 해당 가구를 방문해, '찾아가는 접수'로 재난긴급생활비 받도록 도왔다.
서울시가 거동이 불편한 노인층과 장애인을 위해 마련한 재난긴급생활비의 '찾아가는 접수'서비스가 시민들로 부터 호평을 얻고 있다. 전화한통에 산꼭대기 고지대 까지도 찾아가는 서비스에 감동한 주민들이 고마움을 표하는 미담 사례가 쏟아 지고 있어서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재난긴급생활비의 '찾아가는 접수'는 현재까지 총 1만4537만건을 기록중이다. 재난긴급생활비는 온라인, 오프라인으로 모두 신청할 수 있지만,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들에게는 두 방식 모두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서울시에서는 각 동 주민센터를 중심으로 해당 가구를 직접 방문해 접수를 받는 '찾아가는 접수' 방식을 운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장애가 있거나 보호자 없이 거주중인 고령자들의 경우 가까운 거리의 주민센터에 가는 것도 힘든 경우가 많다"라며 "우리가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많은 문제들과 여러가지 사연들 때문에 직접 주민센터를 방문할 수 없는 시민들이 생각보다 많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주민센터 직원이 찾아가는 접수를 위해 방문했다가, 위험 상태의 고령자를 발견한 사례도 있었다. 천호2동에서는 한달 내내 바깥 출입이 없다는 이웃의 신고로, 현장을 찾은 담당자가 거동이 어려운 상태의 노인을 발견해 복지관의 서비스를 받을수 있도록 도왔다. 이 담당자는 서울시의 긴급생활비와 함께 중앙정부의 지원금 까지 함께 받을수 있도록 조치한 뒤, 복지관에 연락해 밑반찬배달, 장기요양보호서비스까지 연결해 주고 돌아왔다.
방문 접수 신청자들 중에는 아예 외부 활동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었다. 찾가는 접수가 아니었다면 재난긴급생활비를 수령할 수 없었다는 것. 불광1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항상 이동산소기를 착용하는 분이 전화로 방문 신청을 했는데, 찾아가보니 아주 잠깐만 산소기를 뺄 수 있어서 밖에 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라며 "민원인이 접수도 해주고 카드 전달도 해준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너무 고맙다며 눈물을 글썽이기까지 했다"라고 말했다.
가회동에 거주중에 87세 어르신은 이름 석자 외에는 쓰고 읽을줄 모르는 문맹이었다. 재난긴급생활비를 준다는 것만 알았지 어떻게 신청해야 할지 막막하던 차에, 주민센터에 문의 하자 담당자가 직접 집을 방문해 지원금을 접수 받았다.
이 어르신은 "일제시대에 태어나 까막눈으로 살았다"라며 "서류작성도 도와주고 나중에 지원금 카드까지 가져다주니 한푼이 아쉬운 요즘에 너무나 감사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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