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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길원옥 할머니 양자 황 목사 부부 소환조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17 20:09

수정 2020.06.17 20:09

검찰, 길원옥 할머니 양자 황 목사 부부 소환조사

[파이낸셜뉴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회계 누락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92)의 양자와 며느리를 불러 조사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최지석 부장검사)는 전날 오후 길 할머니의 아들 황선희 목사(61)와 황 목사의 아내 조모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길 할머니가 매달 받은 정부 보조금과 지난 6일 숨진 마포 쉼터 소장 손모씨(60)와의 관계 등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의 주장을 인용한 한 매체는 최근 길 할머니가 매달 받던 지원금이 다른 계좌로 빠져나갔으며 이를 알게 된 조씨가 손 소장에게 해명을 요구하자 손 소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됐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조씨의 딸은 지난 7일 손 소장 사망 소식을 다룬 인터넷 기사에 '이번 사건이 터지면서 저 소장님이 할머니 은행 계좌에서 엄청난 금액을 빼내 다른 은행 계좌에 보내는 등의 돈세탁을 해온 걸 알게 됐다'며 '그 금액을 쓴 내역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저런 선택을…'이라는 댓글을 달아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정의연 측은 일부 언론의 이런 의혹 제기에 활동가와 피해 생존자 가족 간 갈등을 조장하고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의혹 제기와 관련해 황 목사는 "검찰에 가서 다 진술하고 왔다. 더는 말씀드릴 게 없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기사 나간 내용 그대로가 전부다. 더이상 말씀드릴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길 할머니가 기거하는 인천 연수구의 한 교회 교육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손 소장이 가져다 쓴 돈은 하나도 아깝지 않다. 내가 그 사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정말 좋고 가족 같은 분이었다"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황씨의 아내 조씨는 "어제 검찰 조사에서 제가 아는 선에서 사실대로 다 얘기했다"며 강조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취재진을 향해 "(취재진이) 사업장에까지 와서 하루종일 일도 못 하고 너무 피해가 크다"며 "이제 다 끝내고 싶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달 초까지 유일하게 마포 쉼터에 살던 길 할머니는 지난 11일 황 목사와 함께 쉼터를 나와 황 목사가 운영하는 교회로 주거지를 옮겼다.

황 목사는 손 소장이 숨진 뒤 정의연 측에 자신이 길 할머니를 모시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길 할머니가 떠나면서 마포 쉼터에 거주하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한 명도 없게 됐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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