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혼 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남성의 신상정보를 온라인에 공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시민단체 대표가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유창훈 판사)은 18일 정보통신망법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양육비해결모임(양해모) 대표 강모씨(47)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강씨는 A씨가 이혼한 뒤 배우자에게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해 6월부터 A씨의 사진과 나이, 거주지 등을 인터넷 사이트에 공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피고인이 A씨를 비방할 목적으로 거짓 정보를 올려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씨 측 변호인은 공익적인 취지였을 뿐 피해자를 기만하려는 목적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다른 사람의 양육비 미지급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한 것"이라며 "피해자에 대한 정보는 피해자의 전 배우자와 자녀를 통해 확인된 것이기 때문에 허위라는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설령 해당 정보가 허위였다고 해도 피고인은 이를 인식할 수 없었고, 기만하려는 목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당초 검찰은 2019년 12월 27일 강씨에 대해 벌금 100만원에 약식기소했지만 강씨 측은 이에 불복하고 지난 4월 7일 정식재판 청구서를 제출했다. 강씨는 국민참여 재판을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국민참여할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해 일반 형사재판으로 진행됐다.
공판에 앞서 강씨는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육비 미지급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강씨는 "양육비 지급이 이뤄지지 않아 미래의 희망인 아이들을 2번 버리는 잔인한 행위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며 "양육비 미지급 행위의 결과가 아이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지만 형사처벌을 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도 해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A씨의 전 배우자와 자녀는 "A씨는 양육비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은 채 각종 사업을 벌이며 한 벌에 몇십 만원이 되는 옷을 입고 다니는 등 사치를 일삼고 있다"라며 "그런데도 법에서는 그의 명의로 된 재산이 없기에 책임질 능력이 없다고 판단한다고 한다. 저희가 당한 억울한 사연을 말씀드리고 싶었다"며 눈물을 훔쳤다.
강씨의 다음 공판은 오는 7월 16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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