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한파로 경제가 멈춰섰지만 서점가는 예외다. 2월 이후 서점 매출이 10% 늘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자연스레 책을 더 자주 접하고 있는 모양이다. 당연히 온라인 서점의 매출이 더 많이 늘었다. 비소설부문에서는 재테크와 경제경영서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최근 재테크 서적은 주식 투자 열풍을 다시 일으킨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도 ‘진짜 부자 가짜부자’, ‘부의 추월차선’ 등 부자, 돈 등을 키워드로 한 책이 많았다.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은 현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로 있는 존리가 쓴 투자서. 존리는 외국계투자회사에서 ‘코리아펀드’를 만들어 장기투자해서 약 10%의 수익을 낸걸로 잘 알려져 있다.
존리가 말하는 부자되기 습관의 전제 조건은 모두 주식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주식투자 비법이 아닌 투자하는 습관을 가르친다. 크게 핵심을 추려보면 약 3가지다. “어릴때부터 투자하고, 사교육비는 차라리 투자에 써라, 퇴직연금을 활용하고 연금저축펀드를 들어서 노후에 대비하라. 장기투자를 외쳐온 존리의 입장에서 보면 주식은 잘 골라 오래 묻어둘수록 안정적이다. 그러니 어릴 때 부모들은 아이에게 용돈을 주지 말고 주식을 선물하라고 권장한다.
사교육비는 투자에 쓰라는 조언도 서슴치 않는다. 사교육은 결국 자식이 잘되게 해주고픈 욕망인데, 자식이 좋은 학교에 간다고 반드시 부자가 될 수는 없다. 그럴바에 그 비용을 투자로 돌려 자식들에게 경제적 이익을 주자는 주장이다. 노후를 효과적으로 대비하려면 연금저축펀드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한다. 연금저축펀드의 구조는 말 그대로 연금저축을 펀드로 활용하는 개념이다. 노후연금으로 저축을 하고, 그 비용이 펀드운용에 투입되는 구조다. 존리는 연금저축의 성격상 펀드 역시 장기투자의 개념이고, 그렇게 하면 안정적인 수익이 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아주 쉬운 투자법 역시 이 책에서는 펀드다. 하루 1만원씩 아껴서 펀드에 5년, 10년을 장기 투자할 경우 강력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저축이나 투자보다 소비 위주로 살아온 사람들이라면 이책은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뼈때리는 조언들이 많이 들어있다. 다만 이 책은 투자 습관을 다룰 뿐 주식을 직접 투자하는 기법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고 있다. 책 속에서 말하는 투자의 초점이 대부분 펀드인데, 어떤 펀드를 어떻게 골라 운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빠져 있다. 재태크 습관에 대한 주제가 주식에만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어느정도 한계가 있다. 부동산에는 확장성이 없어 투자를 권하지 않고, 주식이 더 안정적이라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많을 수도 있다. 사소한 소비에 쓸 돈을 아껴서 투자로 활용하는 습관을 키우려면 한번쯤 가볍게 읽어볼 만하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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