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타이슨푸드 감염자 생기자
식품안전 내세우며 수입 제한
미·중 갈등 속 경고 의미도
【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 정부가 인적 교류에 이어 화물 교역에 대한 문을 걸어잠그고 있다. 수도 베이징의 농축수산물 도매시장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재발한 이후 급격히 고조된 '식품안전' 우려 때문이라는 것이 중국측 입장이다. 하지만 식품은 코로나19 감염의 매개체일 가능성이 작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중 갈등과 국제적 압박 등도 이면에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식품안전 내세우며 수입 제한
미·중 갈등 속 경고 의미도
22일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과 미국 CNN 등에 따르면 중국 해관총서(관세청)는 미국 최대 육류 가공업체인 타이슨푸드가 지난 19일(현지시간) 근로자 693명의 코로나19 확진 결과를 발표하자, 이 회사 가금류에 대한 수입을 21일부터 금지했다. 대상은 등록번호 'P5842'로 명시된 특정 도살시설의 생산품이다. 이로써 최근 중국 항구에 도착했거나 도착 예정인 상품의 모든 선적은 일시 중지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타이슨푸드가 얼마나 영향을 받을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면서 "가금류는 미·중 사이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라고 전했다.
중국의 미국 가금류 수입 금지는 처음이 아니다. 중국은 2015년 조류인플루엔자 때 미국산 가금류 수입을 중단했다가 지난해 말 1차 무역협상 때 재수입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6개월여 만에 다시 미국산 가금류가 중국 식탁에서 당분간 사라지게 됐다. 중국의 미국산 가금류 수입량은 올해 1~4월 기준 5만6000t이다.
주목할 점은 중국이 미국과 고위급 하와이 회담 이후 이 같은 조치를 전격 단행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중국은 1단계 무역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가속화할 계획이며 자국 국영기업에도 이에 대해 노력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었다. 따라서 중국이 가금류 수입 문제를 미국과의 관계에서 어떤 형태로든 활용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앞서 중국은 연어를 가공하는 도마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며 유럽산 연어에 대한 수입을 사실상 금지시켰다. 해관총서는 지난 18일에는 직원 중 상당수가 코로나19에 감염된 독일산 돼지고기의 수입도 막았다. 호주엔 쇠고기를 포함해 전방위적 압박을 가했다.
다만, 식품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옮겨다닐 가능성은 작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일각에선 미국을 중심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국가들에 보내는 경고로 보고 있다. 실제 외신들은 중국이 농축수산물을 외교의 무기로 사용했던 사례를 이번 사건에 열거해서 보도하고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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