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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플라자호텔, '병풍' 처럼 지어진 사연..42년만에 도심풍경 복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23 11:15

수정 2020.06.23 11:15

서울광장 앞 '더플라자호텔' 저층부에 만들어질 보행로 구상도. 서울시 제공 /사진=fnDB
서울광장 앞 '더플라자호텔' 저층부에 만들어질 보행로 구상도. 서울시 제공 /사진=fnDB
[파이낸셜뉴스] #1966년 린든 존슨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서울 도심은 판자촌이 즐비한 모습이었다. 낙후한 빈민가가 부끄럽다는 여론에 1978년 부터 서울시청 주변으로 더플라자호텔, 롯데호텔 같은 대형 건축물이 들어섰다. 이 때문에 지금의 서울광장은 병풍같은 고층 건물에 포위돼 도심의 전경을 볼수 없게 됐다.
42년간 끊겨 있었던 서울광장에서 북창동으로 이어지는 직선보행로가 복구된다. 더플라자 호텔에 가로막힌 지상 공간이 뚫리고, 서울시청에서 남대문시장을 지나 서울로 7017까지 이어지는 보행길이 만들어진다.


서울시는 23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건물 리모델링+지역 활성화' 방식의 새로운 도시재생 모델을 발표했다. 그간 건축한 지 30년이 지난 건물은 시·구 위원회 심의를 거쳐 전면 철거 후 신축했지만, 이를 고쳐 쓰는 방법을 이용해 도심과 주변 상권 활성화까지 동시에 꾀하는 방식을 시도하는 것.

이 사업은 사업주가 설계 등 주요 리모델링 내용을 서울시에 제안하고, 사업비 전액을 부담하는 방식이다.

시는 인근에 추진 중인 시 정책·사업과 연계해 전 과정에 협력하고 종합적인 재생 사업이 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방식을 처음 적용하는 사업은 지난 1978년 들어선 '더플라자호텔'이다. 이 호텔은 서울광장 뒤편의 낙후한 북창동을 가리기 위해 긴 병풍 모양으로 지어졌다. 이 때문에 광화문과 서울광장에서 북창동, 남대문시장, 명동 등으로 연결되는 도심 보행축이 단절되고, 남산 조망은 가로막혔다.

시는 호텔 저층부 일부를 철거하고 건물을 관통하는 보행로를 만들기로 했다. 서울광장과 북창동 사잇길이 열리고, 남대문시장에서 서울로7017로 막힘없이 이어지는 도심 보행길을 만드는 것.

방치된 호텔 뒤편 이면도로를 보행자도로로 바꾸고,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는 광장도 조성한다. 호텔 등 주변 민간건물은 저층부에 상업 시설, 컨벤션시설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호텔 옥상에는 공공전망대를 만들고, 일반 시민과 관광객에게 개방키로 했다.
바로 옆 한화소공빌딩 옥상에는 도심 속 공중정원을 조성하고, 호텔 전망대와 연결하는 공중 보행교를 설치해 남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게 만들기로 했다.

또 북창동·소공동의 오래된 맛집과 남대문시장, 덕수궁 등 역사자원 등을 연계한 축제·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여러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광화문과 북악산, 덕수궁, 남산이 한눈에 보이는 최적의 위치인 만큼 서울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품 경관을 조망하는 도시 전망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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