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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태양광 에너지 기술 개발로 기후위기 극복" [인터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30 17:30

수정 2020.06.30 17:33

김종남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장
삼척 수소에너지 자급 도시 구축
도시형 태양광 시설 개발 추진
폐플라스틱으로 연료 생산 연구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에너지기술 개발로 기후 위기를 해결할 연구기관이 되고 싶다."

김종남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장(사진)은 6월 30일 대전 대덕에 위치한 연구원에서 만나 이같이 밝혔다. 연구원이 국민들의 삶에 기여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연구개발(R&D) 전략방향을 한 문장에 다 담았다.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측면에서 수소에너지 개발과 태양광, 풍력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효율을 더 높여야 한다. 또 기존 화력발전시설에서 나오는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R&D도 지속해야 한다.


김 원장은 지난해 12월 23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정기이사회에서 선임됐다.

삼척을 완벽한 수소도시로

김 원장은 현재 연구원에서 가장 야심차게 진행 중인 강원도 삼척의 수소시범도시를 언급했다. 수소시범도시는 지난 4월부터 2023년까지 166억여원을 투입해 에너지 자급 도시를 표방한다.

태양광, 풍력 발전시설을 설치해 여기에서 나오는 전기로 물을 분해해서 수소를 만든다. 이 수소로 연료전지 버스를 운행하는 등 전체 밸류체인을 에너지기술연구원이 구축하는 것이다. 즉 수소를 매개체로 재생에너지 기반의 친환경주택단지에서 생산된 에너지를 저장·공유·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한다.

에너지기술연구원은 이를 위한 다양한 R&D를 진행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제로에너지 건물을 넘어 플러스에너지 건물 R&D다. 건물에서 에너지 소비뿐만 아니라 생산까지 하는 것이다.

김 원장은 현재 정부 정책에서 한발 더 나아가 태양광발전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구상하고 있다. 기존 태양광 시설은 농어촌 지역의 주민수용성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 그는 "도시형 태양광 시설을 개발해 도심 건물에 붙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예측하고 환경을 생각한다

에너지기술연구원은 풍력과 태양광 발전시설을 어디에 설치하는 것이 좋을지 알려주는 풍력입지지도를 개발해 지난 5월 발표했다. 이 지도를 이용하면 기존 재생발전량이 어느 정도 생산될 수 있는지도 파악이 가능하다. 당장은 재생에너지가 전체 전기생산량에서 작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2030년 20%까지 높아지면 이 지도가 매우 유용하다. 김 원장은 "햇볕이나 바람이 좋으면 평소보다 전기가 더 생산되는 것을 미리 예측해 화력발전 등 기존 발전시설을 덜 가동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에너지 개발은 자연환경과 무관할 것 같지만 아주 밀접하다. 김 원장은 지구환경을 개선하는 방안으로 폐플라스틱의 재활용을 들었다. 연구원에서는 폐플라스틱을 가스화해서 수소를 만들고 연료를 생산하는 R&D도 한창이다. 그는 "몇년 내에 우리가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 밖에도 그는 연구원 내 장기 비전과 전략을 구상하는 미래전략위원회를 신설했다.
그는 "기관장은 행정 업무와 외부일정으로 바쁘고, 내부 연구원들은 자신의 전문분야만 관심 있을 뿐"이라며 위원회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연구원 내 각 분야별 전문성, 주요 보직 경험, 해당 연구분야의 풍부한 노하우를 보유한 15인으로 구성됐다.
이를 통해 지금껏 진행해온 에너지기술 R&D에 좀 더 체계적으로 미래 중점기술을 마련할 계획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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