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제주항공, 인수대상 이스타항공 경영개입…"지금 셧다운 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06 16:28

수정 2020.07.06 18:09

이스타항공 직원 405명에 대한 구조조정 종용도
이스타항공, 주총 또 무산...파산 가능성 커졌다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열린 공항항공노동자 고용안정 쟁취 3차 공공운수노조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여한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 등은 제주항공 모회사 애경그룹과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규탄하고 지난 2월부터 5개월간 밀린 임금 지불 등을 요구했다. 2020.7.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열린 공항항공노동자 고용안정 쟁취 3차 공공운수노조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여한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 등은 제주항공 모회사 애경그룹과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규탄하고 지난 2월부터 5개월간 밀린 임금 지불 등을 요구했다. 2020.7.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이스타항공 셧다운을 두고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두 회사 대표가 나눈 통화내용이 공개됐다. 두 회사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경영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난 만큼 적잖은 파문이 예상된다.

6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이 공개한 6분 30여초 분량의 녹취록을 들어보면, 이석주 전 제주항공 대표(현 AK홀딩스 대표)는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와의 통화에서 "셧다운으로 들어가는 것이 관(官)으로 가게 되더라도 맞다"고 말했다. 최 대표가 "셧다운은 항공사의 고유한 부분이 사라지는 것"이라며 "관련 팀에선 국내선이라도 영업은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지만 전격적으로 수용했다"고 말한데 따른 답변이다.


이 전 대표는 또 "국내선 슬롯(SLOT·시간당 이착륙 횟수) 중 중요한 게 있는데 이런 것들이 사라지면 M&A의 실효성이 없어질 것 같다"는 최 대표의 우려에 "그건 각오하고 있다. 저희가 국토교통부에 달려가서 뚫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이번 거래의 쟁점이 된 체불임금과 각종 체납금에 대해서도 "딜 클로징을 빨리 끝내면, (각종) 미지급금 중 제일 우선은 임금"이라면서 "(체납금은) 일단 법에 저촉되지 않는 수준에서 제주항공이 최대주주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으니 협조해 달라는 레터를 보냈다"고 전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이날 녹취록 이외에도 제주항공 경영진과 이스타항공 경영진의 회의록 내용 일부를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405명에 이르는 구조조정 인력, 규모, 금액과 관련한 세부안들이 기재됐다. 지금껏 이스타항공의 경영에 관여한 바 없다고 시종일관 부인해 온 제주항공 측은 이르면 내일 해당 경영개입설에 입장을 내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이날 강서구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했지만 주총 개최 10분여만에 어떤 안건도 통과하지 못한 채 폐회를 선언했다.
임시 주총이 무산은 지난 6월 26일 이후 두 번째다. 인수대상자인 제주항공이 신규 이사·감사 후보 명단을 요구했지만 제주항공 측이 이번에도 명단을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은 오는 23일로 주총을 연기했지만, 제주항공은 오는 15일까지 약 8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부채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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