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박종홍 기자 = 택시기사가 접촉사고가 난 구급차의 환자이송을 막은 사건에 대해 사회적 공분이 들끓고 있다. 사망한 환자의 아들이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글에는 56만명 이상이 동의했으며 택시기사를 형사법으로 처벌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찰은 서울 강동서 교통사고조사팀, 교통범죄수사팀에 더해 강력팀도 투입해 사건을 조사 중이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택시기사와 가족을 한 차례 소환 조사했으며 택시기사에 대한 추가 소환 및 구속영장 청구까지 검토하고 있다.
6일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택시기사는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됐으며 추가적인 형사법 위반 여부도 수사 중"이라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업무방해 등 거론되는 전반을 (보고 있다)"이라고 밝혔다.
강동경찰서 관계자는 "7월 초에 교통과에서 소환해 한 차례 초동조사를 진행했다"며 "사안이 엄중하기 때문에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추가소환 및 구속영장 신청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택시기사는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됐지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하라는 여론이 높다. 하지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인과관계를 우선 입증해야 하고 고의성의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민경철 변호사(법무법인 동광)는 "살인죄 적용은 힘들고 수사 단계에서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검토할 듯하다"며 "의료적으로 10분 더 일찍 병원에 도착했으면 환자는 살 수 있었다는 것이 입증돼야 과실치사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경일 교통전문 변호사는 "고의라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할 수 있겠지만 '응급환자 없지? 죽으면 내가 책임지겠다'라는 말은 '고의'로 보기 어렵다"며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과실치사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유족이 안타깝지만, 폐암 4기의 80대 노인이 그 자리도 아니고 5시간 뒤 병원에서 사망했기 때문에 인과관계 입증은 쉽지 않을 듯하다"며 "과실치사도 적용하기 힘들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인해 택시기사 직업군 전체를 비난하거나 이 사건과 관련해 악의적으로 조작된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경우도 있었다.
'본 영상에 나온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한 네티즌은 "가해자가 명예훼손으로 저희 가족을 고소했다"는 글을 올렸다. 언론이 이를 재유포하는 경우도 있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며 네티즌들의 분노는 더 격해졌다.
하지만 글을 쓴 네티즌의 아이디는 유튜브에 블랙박스 영상을 올린 아들의 아이디와 달랐다. 강동경찰서 관계자 역시 "현재 명예훼손과 관련해서 고소·고발이 접수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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