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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류훈 도시재생실장, "도시재생, 앞으로는 노후 건물 리모델링이 대세 될 것"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09 14:24

수정 2020.07.09 14:24

[인터뷰] 류훈 도시재생실장, "도시재생, 앞으로는 노후 건물 리모델링이 대세 될 것"
[파이낸셜뉴스] 서울은 한국전쟁 이후 몰려든 피난민들 속에서 난개발과 도심재개발 과정을 거치면서 지금까지 성장해 왔다. 1970년대 들어서는 과거 무질서하게 지어진 건물들을 밀어 버리고 대형 빌딩을 지어 올리는 블록단위 재개발이 이뤄졌는데 이것이 벌써 40년 전이다.

서울시는 최근 70년대 지어진 노후 건물들의 재개발 필요성이 커지자 이를 철거하는 대신 리모델링해 재사용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 첫 번째 사례가 서울광장앞 '더플라자호텔'의 전면리모델링이다.

이 사업을 진두지휘 하고 있는 류훈 도시재생실장(사진)을 9일 시청에서 만나 그간의 경과에 대해 들었다.
류 실장은 주택건축본부장으로 서울시의 주택정책을 총괄하다 최근 도시재생실로 자리를 옮겼다.

류 실장은 "그간 도심 개발 과정에서 자연환경이 훼손되고 도시의 역사 문화 인문학적인 배려가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는 효과적인 도시 관리가 필요 한데 이 과정에서 기존 건물의 리모델링이 많아 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리모델링은 건물 자체의 기능회복이라기 보다 주변의 다양한 역사문화 요소를 함께 복원하는 과정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리모델링으로 건물의 부가가치를 끌어 올리고, 주변의 역사 문화적 가치를 되살려 공공의 이익도 함께 누리자는 것.

이 사업의 첫 사례인 더플라자호텔은 1978년 서울광장 앞에 들어섰는데, 원래는 남산방면의 판자촌을 가리기 위한 목적으로 지어졌다. 시는 플라자호텔과 함께 인근 3개의 건물을 42년 만에 리모델링토록 하면서 서울광장에서 북창동으로 이어지는 직선보행로를 복구하기로 했다.

류 실장은 "호텔 저층부 일부를 철거하고 건물을 관통하는 필로티 형태의 보행로를 신설해 40년 넘게 건물로 가로막혔던 서울광장과 북창동 사잇길을 연결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이렇게 되면 시가 조성중인 세종대로 보행거리와 연계해 광화문에서 청계천과 무교동을 거쳐 남대문시장과 서울로 7017까지 보행길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사업은 민관협력으로 진행된다. 건물의 소유주가 시가 제안하는 방안에 동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는 플라자호텔 리모델링 사업을 하나의 표준 모델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류 실장은 "앞으로 서울시내에 오피스 빌딩이나 상업빌딩은 더 이상 수요가 늘지 않을 것"이라며 "낡은 건물을 철거하고 새로 짓는 것 보다 리모델링하는 방식이 적합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는 최종적으로 민관협력 리모델링과 도시재생을 접목시킨 '서울형 타운매니지먼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개선되는 건물의 인프라를 토대로 공공과 기업, 건물주, 상인이 함께 지역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실행하는 것이다.

류 실장은 "타운매니지먼트는 공공과 민간영역의 가치가 같이 상승할 수 있도록 하는 지역관리방안 중 하나"라며 "가령 플라자호텔 리모델링이 끝나면 건물 소유자 측에서 주변을 직접 관리하고 상권과의 상생 프로그램을 운영해 북창동 주변 지역의 활성화를 이끌어 내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소공구역 리모델링이 하나의 모델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폐쇄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재개발 대신 주변 자원과 연계하고, 시민과 공유할 수 있는 도시재생을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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