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 도내 80곳 조사…양식장 밀집 해안 심각
수거 조치는 임시방편…육상오염원 관리규제 필요
수거 조치는 임시방편…육상오염원 관리규제 필요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도 바닷가 경관을 해치고 악취까지 내는 구멍갈파래 발생 주 원인이 양식장 배출수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9일 녹색연합에 따르면, 지난 6월20~22일 제주 연안 전체의 육상양식장과 해변을 중심으로 구멍갈파래 유입 상황을 조사한 결과, 조사지점 80곳 중 63곳에서 구멍갈파래가 확인됐다.
특히 구멍갈파래로 몸살을 앓던 동부지역의 성산읍 신양리·오조리와 구좌읍 종달리·하도리 해안뿐 만 아니라, 북쪽 연안과 대정읍·한경면·한림읍 등 서부 연안에도 쉽게 발견됐다.
구멍갈파래가 유입된 곳은 양식장 배출구 인근(41곳 중 29곳)과 해수욕장(18곳 중 13곳)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특히 심각한 곳은 동부해안인 성산읍·구좌읍·조천읍 지역과 서부 해안인 한경면·한림읍 해변 등 21곳으로 파악됐다.
이 일대는 광어양식장이 밀집돼 있고, 조류 흐름이 정체된 만(灣) 형태의 지형이다.
녹색연합은 "현재 제주에는 464개의 육상 양식장(2017년말 기준)이 설치 운영 중이며, 이는 총 해안선 길이가 254㎞인 제주에 평균 540m마다 양식장 1곳이 분포돼 있는 셈"이라며 "사료 찌꺼기, 물고기의 대사 활동으로 인한 유기물과 질소 부산물이 섞인 양식장 배출수는 바다로 바로 유입되면서 연안 수질을 오염시킨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규모 녹조류는 해안 경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말라붙거나 썩으면서 심한 악취를 풍기고, 영양염류 흡수율이 월등히 높기 때문에 다른 해조류를 결핍시키는 등 연안에 서식하는 생물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녹색연합 특히 "구멍갈파래 수거작업은 임시방편일 뿐"이라며 "제주 해안가에 구멍갈파래가 급증하는 악순환을 막으려면, 양식장 배출수·생활 오폐수와 같은 주요 육상 오염원에 대한 관리와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주 청정해역이 양식업체들의 도덕적 해이와 제주도정의 직무유기로 인해 위협받고 있다"며 "제주도정은 양식장 수질오염방지시설에 대한 전수조사와 오염 부하량 관리, 배출수 기준 항목 추가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매년 3월부터 7월 사이에 발생하는 구멍갈파래 수거량은 2016년 2850톤, 2017년 1812톤, 2018년 3300톤, 2019년 2405톤에 달하며, 매년 수거·처리 비용에 10억원이 투입되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테크노파크에서는 화장품 원료나 퇴비 등의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없어 골칫덩어리로 남아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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