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제주에서 조폭을 사칭해 몰려다니며 장애인들을 집단 폭행하고 감금, 협박한 일당이 검거됐다.
제주지방경찰청은 공동상해, 감금, 갈취, 공갈 등의 혐의로 A씨(37) 등 11명을 입건해 이 중 5명을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4일까지 제주시청 인근에서 총 13차례에 걸쳐 지적장애인 7명을 무차별 폭행하고 감금하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중에는 18세의 미성년자도 포함됐다.
17~37세의 남녀 무리로 몰려다닌 피의자들은 자신들이 조폭 구성원인 것처럼 행세하며 피해자들에게 겁을 준 뒤 말을 안 듣거나 험담했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다.
피의자 중에도 지적장애인이 있어 피해자들과는 학교 등을 통해 아는 사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단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A씨(22)를 불러내 4시간 동안 차량에 감금하고 집단 폭행한 뒤 기절한 피해자를 공원에 버리고 도망가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A씨는 얼굴이 찢어지는 등 전치 4주의 부상을 당했다.
피의자들은 피해자들을 폭행할 때 CCTV가 없는 곳을 골라 이동하기도 했으며 한라산 공동묘지로 끌고 가 “묻어버리겠다” “죽이겠다” 등의 협박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이 지속적인 협박과 폭행에 시달린 피해자들은 모두 지적장애인으로 겁을 먹고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중 일부는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지만 막상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는 “아무 일 없다”고 말해 자체 종결 처리되기도 했다.
제주경찰청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파벌을 구성해 어울러 다니며 주변의 지적장애인들을 협박하고 무차별 폭행했다”며 “피해자들은 폭행을 당면서도 피해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거나 이들과 함께 다니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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