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청년·신혼 특별공급에 억울한 46만 청약저축 가입자 [갈피 못잡는 부동산정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13 18:12

수정 2020.07.13 18:12

일반공급 20%→15%로 확 줄어
종합저축 변경 못해 퇴로도 막혀
청년과 신혼부부 등 생애최초 구입자의 특별공급 물량을 늘리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현실화되자 청약저축 가입자들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국민주택(84㎡ 이하)의 특별공급물량 증가로 이들이 당첨될 기회가 희박해져서다. 청약저축통장을 일반 청약 등 다른 유형의 통장으로 변경할 수도 없어 퇴로도 없는 실정이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십년간 국민주택 당첨을 기다려온 청약저축 가입자 사이에서 불만 섞인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7·10 대책에서 일반공급물량을 또다시 줄여서다.



이번 대책으로 국민주택 전체 물량 가운데 기관추천, 다자녀, 노부모, 신혼부부, 생애최초 등 특별공급의 비중이 80%에서 85%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주택청약 가입자의 몫인 일반공급은 20%에서 15%로 쪼그라들었다. 국민주택 물량 대부분이 사실상 특별공급 대상자들의 몫이 된 것.

문제는 청약저축 가입자들에게 퇴로가 아예 없다는 점이다. 청약저축은 정부가 내놓은 청약통장 종류 중 하나로, 전용 84.9㎡ 이하 규모의 국민주택에만 일반공급으로 청약을 넣을 수 있다. 민영주택 청약은 제외다. 2015년 9월 1일 이후 신규 가입이 중단된 상태다.

청약저축 가입자들은 해당 통장을 청약예금이나 일반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변경할 수 없다.

변경해도 가입기간 2년, 납입횟수가 충족돼야 1순위가 될 수 있다. 이미 통장에 들어 있는 금액도 인정받지 못한다.

이 때문에 청약저축 가입자들은 끊임없이 정부에 대안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현재 청약저축 가입자는 46만3210명에 달한다. 이 중 1순위 가입자는 37만1365명이다. 청약저축 1순위인 김모씨는 "기다리는 사람은 몇십만명인데 1년에 우리에게 주어지는 가구는 100가구 정도에 불과하다"며 "이게 희망 고문이 아니면 뭐냐"고 따졌다.

또 다른 청약저축 가입자 최모씨도 "청약저축 가입자들도 민간주택 청약을 넣을 수 있도록 변경해주지도 않고 있다"며 "퇴로를 열어주지 않는 정부의 태도는 국민주택을 포기하고 대출받아서 집 사라는 의미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합리적인 국민주택 공급비중 조정만이 해법이라는 지적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현재 수도권이나 신도시 주택 물량은 한정적인 데다 청약 경쟁률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로 인한 갈등 요인도 늘고 있기 때문에 빠른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주택은) 결국 한쪽의 물량을 빼서 다른 편에 넘겨주는 형태이기 때문에 황금비율을 찾는 게 핵심"이라며 "문제는 어느 쪽이 우선인지는 상당히 주관적이라 갈등이 해소되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niki@fnnews.com 강현수 기자

실시간핫클릭 이슈

많이 본 뉴스

한 컷 뉴스

fnSurvey

급격히 치솟는 금값, 왜?

최근 금값이 또 한차례 크게 오르며 시중은행의 골드 바와 금 통장 판매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금의 대체재인 은 수요도 급증하고 있는데요. 이런 금값을 움직이는 데에는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는데, 여러분은 이들 중 어떤 변수가 금값의 오름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투표기간 : 2025-02-18 ~ 2025-03-04 투표하러 가기

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