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신호 켜진 건전성 관리 돌입
3분기 대출태도지수 일제히 하향
기업·가계에 문턱 높인다는 뜻
코로나 불황 탓 수요는 계속 늘듯
3분기 대출태도지수 일제히 하향
기업·가계에 문턱 높인다는 뜻
코로나 불황 탓 수요는 계속 늘듯

국내 금융시장에서 코로나19발 유동성 잔치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사들은 돈줄 조이기에 들어갔다. 올 상반기에 코로나19 상황에서 유례없이 대출을 쏟아냈던 금융사들이 3·4분기 이후엔 대출 문턱을 높이려는 쪽으로 태세 전환을 하는 것이다. 이미 금융사의 신용위험지수는 사상 최고치로 적신호가 켜졌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는 점차 장기화되면서 금융사의 부실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
13일 한국은행 관계자는 "기업대출은 여신건전성 관리 및 취약업종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우려 등으로 문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융회사들이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을 지속하겠지만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연장·재취급 조건, 담보 및 보증요구 조건 등에 대한 대출태도가 다소 강화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실제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3·4분기 중 국내은행의 대기업대출태도는 -13으로 앞선 2·4분기(-10)보다 하락했다. 중소기업도 -10으로 전분기(7)보다 대폭 하락했다. 이 수치는 한국은행이 199개 금융기관 여신총괄 책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지수화한 것으로 마이너스면 대출태도 강화를, 플러스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앞서 올 상반기에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대출문턱을 낮춰 대대적 지원에 나섰다면 하반기부터는 선별적인 대출태도를 나타낼 것이란 설명이다.
가계대출태도도 일제히 하락했다. 실제 주택대출은 -7에서 -17로 대폭 하락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일반대출도 3에서 0으로 떨어져 대출태도가 일제히 강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한은 관계자는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확대, 6·17 주택시장 안정화방안 등의 영향으로 주택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방위적 대출태도 강화는 신용위험이 높아진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됐다. 올 3·4분기 국내 은행의 신용위험지수는 45로 전분기(42)보다 3포인트 높아지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최고치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4·4분기의 44다. 특히 중소기업은 실물경기 부진에 따른 채무상환능력 저하 등으로 이미 1·4분기 17에서 2·4분기 43으로 상승한 가운데 3·4분기에도 여전히 높은 수준인 43을 이어가며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감을 높였다. 가계의 신용위험도 역시 가계주택과 일반대출 모두 40에서 43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가계소득 감소에 따른 상환능력 저하로 저신용·저소득층 등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대출문턱이 높아져도 대출수요는 기업과 가계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기업의 경우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여유자금 확보 필요성, 매출 감소에 따른 운전자금 부족 등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가계 대출수요도 경기침체에 따른 가계소득 부진, 생활자금 수요 증가 등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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