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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국민들 지갑 닫았다...저축률 고공행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15 12:34

수정 2020.07.15 12:34

각국 저축률 급상승 
美 상반기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 
日 20년 만에 최고치 전망
獨 17년만에 최고치 경신 
각국 정부 돈 풀었지만, 가계 불안 심리에 
소비로 이어지지 못해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바드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시 문을 닫은 쇼핑몰. 로이터 뉴스1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바드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시 문을 닫은 쇼핑몰. 로이터 뉴스1

【도쿄=조은효 특파원】 선진국 저축률이 고공행진이다. 가계의 불안이 그 만큼 크다는 의미다.

15일 일본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일본의 올 2·4분기 저축률은 8.9%로 약 20년만에 최고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1·4분기 역시 8.1%로 추산된다. 도이치증권 전망은 이 이상이다. 2·4분기에 18%대까지 급상승한 뒤 내년에도 10~11%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제시했다.

저축률은 국민가처분소득 가운데 소비되지 않고 남은 소득 비율을 의미한다. 일본에선 내각부가 국내총생산(GDP)통계에 기반해 가계 저축률을 추계하고 있다.
가장 최근 공식 지표는 지난해 4·4분기 6.6%다. 일본 내 민간 경제연구기관들의 시산대로 올 상반기엔 저축률이 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저축률 증가는 크게 정부의 돈풀기, 개인의 소비 위축에 기인한다.

일본 정부는 소비 진작을 위해 아동수당 등 각종 사회복지 예산을 대거 확대했다. 특히 이번엔 1인당 10만엔(약 112만원)씩 현금으로 나눠주는 정책을 시행했다.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에도 1인당 현금 1만2000엔(13만원)급부정책을 실시했으나, 소비 진작엔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했다. 당시엔 액수가 적어 효과가 없었던 것이라며, 이번엔 1인당 112만원씩으로 대폭 올렸으나 기대했던 것 만큼의 효과는 거두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도요타 자동차 등 주요 생산업체들은 글로벌 신차 수요가 내년은 돼야 회복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저축률 증가가 일본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경제에서 최근 도드라진 현상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저축률은 지난 4월 사상 최고치(32.2%)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 5월 23.2%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1959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2월까지 미국의 저축률은 대략 8%안팎이었다.

5월부터 외출규제 완화와 경제활동 재개로 소비가 살아나고는 있으나, 소비속도가 저축속도엔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정은 유럽도 마찬가지다.
독일의 저축률은 지난 1·4분기 12%로, 약 17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저축은 장래 소비를 위한 축적의 의미도 있으나, 소득 감소와 고용불안 등 가계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좀처럼 지갑이 열리지 않는 것이다.
닛케이는 "코로나 백신이 나올 때까지 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소비 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보는 경제학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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