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南 외교안보라인 교체 관심 보인 北, 침묵은 지속될듯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15 18:06

수정 2020.07.15 18:06

북미대화에 속도 조절하며 상황 관망하는 北
韓 외교안보라인 교체에 기대감 드러냈지만..
현 상황에서 창의적 해법 만들기도 쉽지 않아
北 실질 도움되는 사업제안 없으면 침묵 지속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지역의 모습 /사진=뉴스1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지역의 모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대외선전매체를 통해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라인 교체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관영매체 등 공식적 채널은 아직 반응이 없어 이같은 관망세 흐름에 언제쯤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

15일 대북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이 우회적으로나마 정부의 새로운 외교안보라인에 기대감을 드러낸 것은 주목할 만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14일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한국 매체, 시민단체의 주장을 인용, 기대감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또 북한이 운영하는 여행사인 '조선금강산국제여행사'가 우리민족끼리 보도 하루만인 이날 금강산의 명소를 소개하고 금강산관광의 재개를 희망하는 외국인들의 편지를 소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이같은 금강산 소개는 지난 4일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한국을 특정하지 않았지만 사업의 재개를 북한도 열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남쪽에 적극적인 기대감을 표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새롭게 꾸려진 외교안보라인이 과감한 대북정책을 추진할 경우 북한 지도부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국경봉쇄와 대북제재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실제로 북한은 한국에 미국과 국제사회의 눈치, 즉 대북제재에 얽매일 것 없이 남북이 주체적으로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을 재개하자는 뜻을 지속적으로 전했다. 이 사업들은 재개만 된다면 최대압박 속에 시달리는 북한 정권에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새 외교안보라인이 연락사무소 폭파 이전과 같은 교류·협력에 방점을 둔 사업, 대북제재 예외 사업 정도만을 추진한다면 북한은 침묵을 지키거나 군사적 대응을 통해 불만을 표시할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이다.

특히 남쪽으로부터 확실한 도움이 되는 사업 제안이 없다면 북한의 공식적 대남 침묵은 길어질 것으로 전망이 우세하다.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지난 10일 발언도 다시 주목을 끌고 있다. 김 부부장은 “이제 협상의 기본 주제가 ‘비핵화조치 대 제재해제’가 아닌, ‘적대시 정책 철회 대 협상 재개’가 돼야 한다”면서 적대시 정책의 철회가 대화의 전제임을 밝혔다. 북·미 대화 재개에 연연하지 않고 속도 조절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특히 큰 그림인 북·미 간 대화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이 작은 그림인 남북관계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북한은 대남 군사행동 등 최악의 사태는 보류했지만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하는 등 이미 남북관계를 파국으로 몰고간 점도 이유로 꼽힌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만약 정부가 할 수 있었다면 북한이 원하는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를 벌써 했을 것”이라면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도 대북제재 국면에서 창의적 해법을 강조했지만 그 해법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센터장은 “현재 북한은 미국 대선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 한반도 상황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결정적인 제안이 아니라면 현재 상황에서는 쉽게 움직이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