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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정부 "여행가자" vs 日기업 "출장도 가지 마라" (종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17 16:40

수정 2020.07.17 17:12

도쿄 하루 확진자 293명...하루 만에 최대치 경신 
日정부, 민심과 동떨어진 여행 장려책 강행 
비판 거세자 '도쿄만 빼고' 시행하겠다
日자민당은 파벌 정치자금 파티까지 열어 
日기업, 자구책 마련 돌입...출장금지, 재택근무 전환 
지난 15일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도쿄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 감염 상황과 관련 '감염확대경보'라는 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로이터 뉴스1
지난 15일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도쿄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 감염 상황과 관련 '감염확대경보'라는 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로이터 뉴스1

【도쿄=조은효 특파원】 코로나19 재확산에 일본 기업들이 재택근무 시행 확대는 물론이고, '지방 출장 금지령'까지 내렸다. 기업 자체적으로 직원들에게 사실상 이동금지령을 내린 것이다. 일본 정부는 여전히 '여행 가서 내수를 살리자'는 이른바 '고 투 트래블 캠페인'(국내 여행 장려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본 정부의 여행 장려책이 얼마나 민심과 동떨어졌는지는 보여주는 대목이다.

日기업, 자구책 불똥
일본 주요 기업들이 코로나 재확산 우려에 재택근무 재실시 및 확대, 혼잡 시간대를 피한 시차 출근, 지방출장 금지에 나섰다고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이날
도쿄의 코로나 추가 확진자는 293명으로 하루 만에 최다 확진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날 오후 늦게 집계될 일본 전역의 코로나 확진자도 전날(620여명)기록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일본에선 오는 22일부터 시행될 '고 투 트래블 캠페인'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크다. 고 투 캠페인은 일본 국내 여행 경비의 최대 50%까지 정부가 대주는 정책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경제를 브이(V)자로 회복시키겠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비판 여론에도 도쿄만 제외한 채 일본 전역을 대상으로 여행 장려금 지급안을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방역보다는 경제활동 재개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정부가 '도쿄 제외'라는 고육지책까지 쓰면서 예정대로 (고 투 캠페인)실시에 집착했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나 도쿄도 공히 경제활동을 억제할 수 있는 시책엔 미온적이라고 판단한 기업들이 자구책 마련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일례로 미쯔비시케미칼홀딩스는 사내 경계 수준을 최고 수준인 3단계로 끌어올려, 직원의 80%에 대해 재택 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아스테라스 제약도 본사 직원의 출근 비율을 50%에서 30%대로 다시 낮췄다. GMO인터넷이라는 기업은 코로나 확산 사태 후 그간 주 1~3회 출근을 장려했으나, 지난 15일부터는 원칙적으로 전 사원 재택근무제로 전환했다. 대기업 중엔 직원들에게 자체적으로 유전자 증폭(PCR)검사를 받도록 한 곳도 있다.

의류 소매업 분야에서 일본 내 점유율 2위인 시마무라는 불요불급한 일본 국내 출장은 자제하고 있다. 또 고객의 본사 방문 상담 건수도 시간당 1건으로 제한했다. 반도체 대기업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는 일본 동북부에 위치한 이와테현과 중남부 미에현에 있는 자사 두 곳의 공장에 도쿄 출장 금지령을 내렸다. 공장 두 곳 간 업무 출장도 도쿄를 경유하지 않고, 여타 지역으로 우회할 것을 지시했다. 고베 제강소는 사적인 회식이나, 골프 모임도 자제할 것을 전 사원에게 통보했다. 아사히홀딩스는 회식 금지령을 내렸다.

지난달 중순 기자회견을 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로이터 뉴스1
지난달 중순 기자회견을 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로이터 뉴스1
日 자민당은 파벌 파티까지
기업들이 회식 금지령을 내리는 것과 달리, 일본 집권 여당인 자민당은 정치자금 모금을 위한 대규모 행사까지 개최했다.

전날 밤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이 이끄는 아소파는 약 1000명 가량이 참석한 정치자금 파티를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과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 등 거물급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파벌의 수장인 아소 부총리는 "지금의 헌법으로 긴급사태에 대응할 수 있는가"라며 "헌법 개정은 가장 시급한 주제"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의 대규모 행사 제한 완화로 도쿄 인근 요코하마에선 '요코하마 트리엔날레 2020'이라는 국제예술제가 개막했다.
30개 이상 국가·지역의 67개 팀으로 구성된 아티스트가 참가한다. 요코하마 트리엔날레 조직위원회 측은 "코로나바이러스와 공존하는 형태로 조금이라도 미래가 열리면 좋겠다"며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지난 10일부터는 프로야구와 축구 경기도 '무관중' 운영 방식에서 회당 5000명까지 입장객을 받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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