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국면이던 페이스북 광고 중단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디즈니는 올 상반기 페이스북의 최대 미국 광고주다. 앞서 세계 최대 생활용품 업체 유니레버와 커피체인 스타벅스, 포드자동차,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스를 비롯한 수백개 크고 작은 업체들이 광고중단을 선언한데 이어 최대 광고주까지 광고를 대부분 거둬들였다.
반명예훼손동맹(ADL), 전미흑인지위향상협회(NAACP) 등 인권단체들은 페이스북이 혐오발언과 가짜뉴스 확산을 막는데 충분한 조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면서 페이스북 광고 중단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다른 업체들은 페이스북 광고중단을 공개적으로 선언해왔지만 디즈니는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때문에 광고 감축 기간 역시 알려져 있지 않다.
소식통에 따르면 디즈니는 페이스북이 가짜뉴스, 혐오발언 제재에 충분히 나서지 않는데 우려를 나타내고 자사의 온라인 비디오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 페이스북 광고를 잠정 중단했다.
디즈니는 올해 디즈니+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고, 마케팅비용 지출에서도 디즈니+ 광고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시장조사업체 패스매틱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 디즈니는 페이스북에서 디즈니+를 광고하는데 약 2억1000만달러를 지출했다. 올해 페이스북 최대 광고주다. 디즈니는 지난해에도 주택개량 자재 판매업체 홈디포에 이어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디즈니는 또 페이스북이 소유한 인스타그램에서 해왔던 온라인 비디오스트리밍 서비스 자회사 훌루 광고 역시 중단했다. 패스매틱스는 훌루가 4월15일~6월30일 인스타그램에서 모두 1600만달러를 광고비로 지출한 것으로 추산했다.
디즈니 산하 다른 사업부문들도 페이스북 광고를 재검토하고 있다.
ABC 방송과 프리덤 같은 디즈니 소유 케이블방송 광고가 페이스북에서 사라졌다.
한 소식통은 올 여름 광고할 새 시리즈가 별로 없기는 했지만 앞으로 새 시리즈물이 나와도 페이스북의 정책이 개선되지 않는 한 광고 재개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페이스북은 대규모 광고중단 사태에 직면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백인우월주의 기구들의 계정 250개를 폐쇄하고, 이달초에는 규정을 위반한 정치적 연설들에 표시를 하기 시작했다. 또 인공지능(AI)을 통해 혐오연설이 배포되기 전 약 90%를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정책이 발표되는 와중에도 혐오발언 종식 의지가 정말 있는 것이냐는 의문을 불러일으켜왔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공동창업자겸 최고경영자(CEO)가 직원들과의 비공개 대화에서 "페이스북은 (광고중단)압력에 굴복해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사실이 들통났다. 또 캐롤린 에버슨 글로벌 비즈니스 그룹 부사장 등 페이스북 경영진은 광고주들에게 광고매출 압력에 따라 정책을 바꾸지는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7일에는 줌 화상회의 시스템을 이용해 시민권 단체들과 페이스북 경영진 간 화상회의가 있었지만 인권단체들은 페이스북이 문제를 시정하려는 진정한 의지가 없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800만이 넘는 광고주들을 통해 연간 약 700억달러 광고매출을 거두고 있어 광고 보이콧이 지속되면 재정적으로 심각한 압박을 받을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