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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선결과 불복 시사…우편투표 "선거조작 이어질 것"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20 03:01

수정 2020.07.20 03:01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3일(이하 현지시간) 대통령 선거에서 자신이 패배하면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는 여론조사는 2016년 여론조사가 그랬던 것처럼 가짜 여론조사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또 아무런 근거 없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일부 지역의 우편 투표가 '선거조작'을 부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19일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코로나19 대응을 자화자찬한 뒤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인터뷰는 주로 코로나19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대선에 관한 얘기도 오갔다.

진행자인 크리스 월래스는 최근 폭스뉴스의 전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바이든 전 부통령이 트럼프를 8%포인트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고, 경제 분야에서도 1%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세부 항목별로도 바이든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여론조사 결과를 들은 뒤 곧바로 '가짜 여론조사'라며 조사 결과를 부인했다.

그는 "우선 나는 선거에서 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건 가짜 여론조사들이기 때문이다"라고 못박은 뒤 "2016년에도 여론조사들은 가짜로 판명났고, 지금은 더 심한 가짜 여론조사가 됐다"고 주장했다.

인터뷰 후반 월래스가 혹시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우아한' 패자가 되겠느냐고 질문하자 트럼프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면서 우편투표가 광범위한 선거부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과거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일부 주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물리적인 투표소를 운용하기보다 우편으로 투표가 이뤄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미시건, 네바다주 등의 우편 투표 확대 움직임을 공격했다. 아무런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채 우편투표는 선거 부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이를 비난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우편 투표는 선거부정으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월래스가 트럼프에게 올 대선 결과를 수용할 것인지를 재차 묻자 트럼프는 직접적인 답을 피했다.

그는 대신 "그저 '예스'라고만 말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노'라고 말하지도 않겠다"면서 "지켜봐야 한다. 이봐 당신. 나는 지켜봐야 해"라고 말했다. 자신이 승리하면 결과를 수용하겠지만 패한다면 그냥 물러나지는 않겠다는 점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인터뷰에서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을 또 다시 호도하고 나섰다. 최근 급격한 확진자 증가세는 검사가 확대됐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감염된 사람들 상당수는 '자동적으로' 회복한다며 코로나19 위험성도 깎아내렸다.

검사확대에 따른 것이 아니라 코로나19의 지역내 감염이 미 전역에서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보건 전문가들의 주장은 이날 트럼프 발언에서 다시 무시됐다.

백악관은 아예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건너뛰어 병원들이 직접 백악관에 코로나19 관련 통계를 보고토록 바꿔 CDC를 배제하고, 무력화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또 이날 사회자 월래스가 유럽에서는 하루에 신규 확진자가 약 6000명 나온다고 말하자 "그들이 검사를 하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미국의 정책대응이 잘못됐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16일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7만7000명을 넘어서 사상최대를 기록했고, 이튿날인 17일에도 7만3000명이 넘은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지난 7일간 하루 평균 6만6489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와 1주일 전에 비해 15% 넘게 급증했다.

전체 확진자 수는 370만명을 넘겼고, 사망자 수도 14만131명에 달한다.

그러나 트럼프는 자화자찬을 되풀이했다.

그는 "어떤 나라도 검사와 관련해 미국만큼 하지 못했다"면서 "세계가 미국을 부러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다른 나라들을 봐라. 검사도 하지 못한다.
누군가 병원에 들어오면 그때서야 검사한다"고 주장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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