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코 '매각·개발 곤란한 부동산 제외' 방침
세부기준 마련중...예외조항 적용할지 관건
시 "캠코도 현재 상황 감안해 판단할 것"
[파이낸셜뉴스] 대한항공이 매각을 추진중인 서울 송현동 부지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기업자산 매입지원 프로그램' 적용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서울시가 이와 관계없이 공원화를 강행한다는 입장이어서 딜레마에 빠졌다.
세부기준 마련중...예외조항 적용할지 관건
시 "캠코도 현재 상황 감안해 판단할 것"
21일 캠코와 서울시에 따르면 캠코가 최근 매입제외 기업자산 대상으로 △물건상의 하자나 법률상의 하자가 심각한 부동산 △법령에 따른 처분 또는 이용 제한 등의 사유로 향후 매각이나 개발이 곤란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동산 등 5가지 항목을 공개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이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용도변경하는 내용의 '북촌지구단위 계획 변경안'을 공고하고 보상비로 4670억원을 제시한 바 있다. 이 같은 서울시의 문화공원 지정·강제수용 방침은 송현동 부지를 매입해 개발하려던 15개 업체 모두 손을 떼게 만들기도 했다. 다만 캠코측이 '상기 제외 사유에 대한 충분한 보완·치유 방안이 확보되는 경우, 예외적으로 인수검토가 가능하다'는 부분을 명시해 송현동 부지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서울시는 캠코 프로그램의 송현동 부지 매입에 의문을 제기하는 모습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송현동 부지를 캠코 프로그램에서 매입을 하면 협의매입 대상이 캠코로 바뀌는 것일 뿐 달라지는 것은 없다"면서 "캠코도 이 같은 상황을 알고 판단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캠코가 송현동 부지를 매입하더라도 개발은 불가능하고 매각도 서울시에 수용되는 방식으로나 가능하다. 서울시는 캠코 프로그램이 송현동 부지를 얼마에 매입하든 감정가를 기준으로 사들인다는 방침이다. 프로그램 지원 대상으로 제시한 '유동성 위기로 신속한 매각을 원하지만 매각이 곤란해 가치를 높인 후 처리가 가능한 자산'과도 거리가 있다는 얘기다.
캠코 관계자는 "기업들의 신청이 들어오면 심사대상선정위원회(선정위)와 매각지원심사위원회(심사위)에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아직까지는 접수단계라 예시를 가지고 말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당초 이달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받아 다음달 공고를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의 유고로 이 같은 일정은 다소 미뤄질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한항공에 대한 지원방안을 고민하고 있고 협의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송현동 부지가 캠코 프로그램으로 간다면 캠코쪽에 정확한 의도를 확인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캠코 프로그램 관련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캠코의 예시가 송현동 부지를 겨냥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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