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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중, 노키아·에릭슨 보복 검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21 04:29

수정 2020.07.21 09:07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중국이 노키아와 에릭슨에 보복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이하 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화웨이가 서방 국가들로부터 잇달아 퇴짜를 맞고 있는 가운데 보복 검토 소식이 흘러나왔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화웨이를 5세대(5G) 이동통신망 사업자에서 배제할 경우 유럽 통신장비 업체인 노키아와 에릭슨에 보복하겠다는 것이다.

노키아, 에릭슨과 경쟁하는 한국 삼성전자에는 호재가 될 수도 있지만 한국도 화웨이 배제 사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양날의 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 화웨이 배제 전선에 참가하지 말라는 무언의 압력이면서 한국이 화웨이를 배제하면 삼성전자도 보복당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 상무부는 노키아와 에릭슨이 중국에서 제조해 각국에 수출하는 제품들에 대한 수출제한을 검토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이는 최악의 시나리오라면서 중국은 유럽 국가들이 5G 통신망에서 중국 업체들을 규제하고 배제할 경우에만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주 EU에서 탈퇴하기로 하고 협상을 진행 중인 영국이 오는 2027년까지 화웨이를 5G망에서 퇴출시키기로 공식 결정했지만 EU는 아직 화웨이를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대신 지난 1월 금지보다는 느슨한 5G 사이버보안 권고를 통해 회원국들이 자발적으로 각국내 통신망에서 화웨이에 얼마나 시장을 개방할지를 정할 것을 제안했다.

중국의 보복 발언은 27개 회원국들이 이 권고에 따라 얼마나 규제에 나설지 구체적인 방안이 담긴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나왔다.

EU 최대경제국 독일은 일러도 9월 이전에는 화웨이를 배제할 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을 전망이라고 WSJ은 전했다.

중국의 보복 방침은 그러나 역효과를 부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컨설팅업체 APCO 월드와이드의 범중화권 부문 회장 짐 맥그리거는 중국에서 제조한 물품을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같은 종류의 대응은 일부 외국 기술업체들을 두렵게 만들어 이들의 생산시설 중국 이탈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들은 그러잖아도 지정학적 싸움에 휘말릴 것을 매우 노심초사하고 있고, 지속적인 생산을 위해 제조업 설비 입지와 공급망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핀란드에 본사가 있는 노키아와 스웨덴의 에릭슨은 현재 중국에서 직원 수천명을 고용해 통신장비를 만들고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두 업체는 이미 수주전 이같은 움직임을 감지하고 비상대응에 착수한 상태다. 중국에서 아시아 다른 지역이나 유럽 또는 북미로 생산시설을 이전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에릭슨은 중국, 일본, 한국, 대만 등 동북부 아시아 지역에 생산·연구개발(R&D) 시설을 두고 있으며 약 1만4000명이 일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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