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파이낸셜뉴스 강근주 기자] “쓰레기 무단투기에 불법주차, 소음, 악취까지 주민 요청이 꽤 늘었죠. 그러다 보니 ‘마을지킴이’, ‘노랑 파수꾼’, ‘통합심부름꾼’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21일 오후 3시 광명3동 한복판 4층 건물 2층에 자리한 행복마을관리소에선 주-야간조 마을지킴이 업무 인수인계가 진행됐다. ‘광명시 행복마을관리소’라고 적힌 노란색 티셔츠를 입은 행복 지킴이 10명이 5명씩 나눠 마주 보고 앉았다.
이들은 전날 오후 4~11시, 이날 오전 8시~오후 3시에 했던 주요 활동과 주민 반응 등 서로 공유할 내용을 논의했다. 발언순서 등 별다른 격식 없이 자유롭게 소통했다.
“순찰 1구역 놀이터 코로나19 방역이 입소문을 타면서 주민 호응이 좋아요. 1구역에 생긴 경로당이랑 홀몸어르신 댁도 방역했으면 좋겠어요.”
“1구역 폐가에서 귀신 나온다는 얘기가 있어요. 냄새도 심한데, 화장실 문제면 우리가 해결할 수 있을까요?”
“광명전통시장 입구 쪽 유흥주점 일대에서 나는 소음이 여전해요. 시청 어느 부서와 연계하면 좋을까요.”
“관리소 앞에 ‘개똥 무덤’이 생겼어요. 현장을 포착하려 해도 순찰시간을 교묘하게 피해서 일을 저질러요. ‘지능 견’일까요?”
“전통시장 입구 주변마다 담배꽁초가 수북해 민원이 많아요. 금연구역 안내판을 (시청에서) 힘들게 받아왔으니 아낌없이 부착하고 수시로 순찰 돌면 좋겠어요.”
구도심 생활 불편을 해소하고자 뉴타운 해제구역인 이곳과 광명7동에 행복마을관리소가 6월8일 들어섰다. 마을지킴이는 코로나19 사태로 현장실습 없이 일주일 동안 이론교육만 마치고 현장에 투입됐지만 실제상황을 통해 ‘마을 통합심부름꾼’ 역할을 스스로 정립하는 중이다.
팀워크도 이런 과정을 통해 강해졌다. 목표는 단 하나, ‘주민 편의 증진, 불편 민원 최소화’다. 구성원은 40~60대로 연령대가 다양하지만 스스럼없이 소통하며 ‘활동 꺼리’를 찾고 있다.
광명3동을 1·2 구역으로 나누고, 순찰조를 2인1조로 편성해 한 번에 2시간30분씩 두 차례 마을을 돈다. 사무실 한가운데 붙여놓은 마을 안내도에 표시한 빨간색 구역이 순찰 노선이다. 주-야간조 교대에 따른 인수인계 한 시간과 식사 한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마을 순찰이다.
당초 마을 지킴이가 배정받은 업무는 여성귀가 서비스-아동 등하교-순찰 등 지역안전 분야와 쓰레기 투기 계도-불법광고물 제거 등 환경개선 분야, 독거노인 집수리 등 돌봄 분야, 생활공구 대여-택배보관 등 주민편의 분야다. 노란색 티셔츠를 입은 행복 지킴이들은 각종 민원을 직접 해결하거나 관계 기관과 연계를 해준다. 광명7동 관리소 활동 역시 광명3동과 대동소이하다.
광명3동-7동 행복마을관리소가 한 달여 시범운영 기간에 해소한 민원 건수와 활동 실적은 700건이 넘는다. 광명시는 오는 23일 개소식을 열고 행복마을관리소 공식 출범을 선포할 예정이다.
김민재 광명시 마을공동체센터장은 22일 “행복마을관리소 설치 목적이 구도심 민원 해소에 있지만 마을을 주민 스스로 지키고 가꾼다는 의미가 크다. 이것이 바로 주민자치 기본이자 본질”이라고 말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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