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투자라면 건물·車 빼고 모두 세제지원 '네거티브 방식' 전환
해외생산 절반 줄여야 했던 유턴기업, 축소만 해도 소득·법인세 감면
간이과세·부가세 면제대상 확대...57만명 4800억 수혜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신성장·원천기술에 대한 기업의 투자에 대한 세제지원을 강화한다. 한국판 뉴딜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세법을 바꿔 코로나19 피해극복과 코로나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해외생산 절반 줄여야 했던 유턴기업, 축소만 해도 소득·법인세 감면
간이과세·부가세 면제대상 확대...57만명 4800억 수혜
대기업은 지금까지 9개 특정시설에 대해서만 세제지원을 받았지만 앞으론 모든 사업용 자산에 대해 세제지원을 적용받는다. 또 소재·부품·장비 중소기업에 투자한 벤처캐피탈은 추후 지분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을 감면받는다. 아울러 현재 연 매출 4800만원까지만 적용되는 간이과세자에 대한 기준도 8000만원으로 높이고, 부가가치세 면제자 기준도 높였다.
'투자'라면 건물·차량 빼고 모두 지원
기획재정부는 22일 '2020 세법개정안'을 통해 통합투자세액공제를 신설, 기업 투자에 대한 세제지원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대기업은 지금까진 연구개발(R&D)·생산성 향상·안전·에너지절약·환경보전·5G 이동통신·의약품 품질관리·신성장기술 사업화·근로자 복지증진 시설 등 9개 시설에만 세제지원을 받았다. 정부는 이를 중소기업 투자세액공제와 통합·재설계해 지원 대상자산을 대폭 확대키로 했다. 토지·건물, 차량 등 안되는 것만 빼고 모두 혜택을 주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꾼 셈이다. 아울러 기업이 투자를 늘릴 경우 해당 투자증가분에 대해서도 추가공제를 해준다. 지금까진 대기업 1%, 중견기업 3%, 중소기업 10%씩의 기본공제율을 적용했지만, 바뀐 세법에선 직전 3년 평균 대비 투자증가분에 대해선 대기업 4%, 중견기업 6%, 중소기업 13%의 높은 공제율을 적용한다.
정부는 또 현재 '12대 분야 223개 기술'로 국한된 신성장기술에 대한 범위를 '디지털·그린 뉴딜 추진의 기반이 되는 기술'로 넓혀 일반투자보다 높은 기본공제율(대기업 3%, 중견 5%, 중소 12%)을 적용하기로 했다. 지금까진 신성장기술로 인정받으려면 해당 R&D비용이 전체 R&D비용이 매출액의 2%이상인 동시에 전체 R&D비용의 10%이상을 차지해야 했고, 상시근로자 수도 유지돼야 했지만 이 요건도 없앴다. 해당 개정세법은 내년 초 소득·법인세 신고를 하는 분부터 적용되지만 기업이 기존 특정시설 투자세액공제 중 유리한 것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정부가 신설한 통합투자세액공제를 통해 기업이 감면받는 세액은 약 5500억원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또 코로나19로 경영실적이 악화한 기업을 위해 세액공제 이월공제기간을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 결손금 이월공제지간도 10년에서 15년으로 확대했다. 앞서 작년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부각된 소재·부품·장비 관련 유망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 등에 주식양도차익·배당소득에 대해 과세하지 않기로 했다. 유턴기업도 지금까진 해외 생산량의 50%이상 감축해야 소득·법인세를 감면(5년간 100%+2년간 50%)해줬지만 해외사업장을 폐쇄·축소하기만 해도 감면해주기로 했다.
간이과세자 연매출 4800만→8000만원
정부는 또 코로나19로 소비가 급감한 점을 감안, 소규모 사업자의 세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간이과세자 기준을 연 매출액 48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높인다. 간이과세자 중 부가가치세 납부면제 기준금액도 연 매출액 3000만원에서 4800만원으로 인상한다. 이번 기준 상향에 따라 간이과세자는 23만명이 늘고 1인당 117만원의 세부담이 줄어든다. 부가가치세 납부면제자는 34만명이 늘고 1인당 59만원의 세금을 덜게됐다. 전체로는 57만명이 약 4800억원의 세부담을 덜게 됐다.
아울러 정부는 코로나19로 침체된 소비활력을 높이기 위해 2020년에 한해 한시적으로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를 30만원 인상한다. 총급여가 7000만원 이하라면 올 연말정산에서 330만원까지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통한 국민 재산 증식을 위해 가입대상을 19세 이상 거주자로 넓히고, ISA 자산운용 범위에 상장주식을 추가했다. 계약기간도 현행 5년에서 3년 이상으로 바꾸고, 세제지원의 적용기한도 폐지하기로 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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