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남중국해 실타래 풀릴까? 美장관 방중에 관심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22 15:17

수정 2020.07.22 15:17

- 에스퍼 美 국방장관, 남중국해 논의 위해 올해 방중 희망
- 전문가, 환구시보에 美 대선 전에는 힘들 듯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캡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캡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올해 안에 중국 방문을 희망하고 중국도 관심을 보이면서 긴장의 실타래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다만 미중 양국이 남중국해 군사 활동을 이어가고 코로나19의 변수도 남은 만큼 실제 연내에 성사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에스퍼 장관은 21일(현지시간)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주최로 열린 특별 화상 프레젠테이션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해상 활동과 관련, 올해가 끝나기 전 중국을 방문해 공통 관심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위기소통 채널을 개선하고 싶다는 뜻을 피력했다.

에스퍼 장관은 “중국은 국제수역을 자국 해양의 배타적 영역으로 만들 권리가 없다”면서 “우리는 중국과 갈등을 원하지 않으며 의사소통의 라인을 열어 놓고 위험 감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SCMP는 한 전문가를 인용,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한 발 물러설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남중국해는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어업권과 자원 영유권 등을 놓고 분쟁이 끊이지 않는 해역이다. 중국은 이곳에 해양구조센터와 쓰나미 경보센터,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군사기지 인공섬 등을 건설하면서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그었고 이 가운데 90%를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남중국해에 항모전단과 전투기를 수시로 보내며 중국을 견제하는 중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전문가들 말을 빌려 에스퍼 장관 발언의 의도와 향후 전개 방향을 전망했다.

미중 양국 군사관계에 정통한 한 학자는 환구시보에 “사실이라면 미국이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미중 관계가 더 이상 통제력 상실을 원치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라며 “미중 군사당국이 접촉과 소통을 지속해 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에스퍼 장관의 방중 시기에 대해선 현재 미국의 대중국 정책과 어울리지 않아 당장은 이뤄지기 어려운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재선할 경우 에스퍼 장관 방중을 토대로 관계가 계속 진전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학자는 “에스퍼 장관의 ‘올해 안’이란 말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중을 의미할 수 있다”면서 “재선되지 않더라도 미중 의사소통 채널이 뚫리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중국과학원 광저우분원 산하 남중국해연구원의 펑녠 연구원은 “이 시점에서 에스퍼 장관이 중국 방문 의사를 밝힌 것은 ‘다소 중대한 신호’”라며 “의외의 상황 발생 시 위기가 확대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국과 미국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홍콩 명보는 전했다.

다만 방중과 남중국해 논의가 이뤄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불확실하고 미중은 남중국해를 놓고 상호 비판을 이어가는 등 긴장도 완화되지 않는 상황이다. 중국은 남중국해 탐사강화용으로 새로운 해양연구선을 진수하기도 했다.


인민일보는 이날 중국이 코로나19를 이용해 남중국해에서 세력을 확장하려고 시도했다는 미국의 주장에 대해 “중국의 영토 주권이며 필요한 조치를 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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