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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 일몰보며 칵테일 한잔… 발리 안부러운 이곳은, 태안 [Weekend 레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24 04:00

수정 2020.08.25 08:08

이태백이 반했다는 '태배' 트래킹 코스 일품
푸른 소나무 숲·하얀 모래사장이 '힐링로드'
'국내 3대 일몰명소' 꽃지해변 오션뷰 품은
아일랜드 리솜, 미쉐린 맛집도 만날수 있어
작지만 아늑한 느낌을 주는 구름포 해변
작지만 아늑한 느낌을 주는 구름포 해변
일몰 명소로 손꼽히는 리솜리조트 '아일랜드57'
일몰 명소로 손꼽히는 리솜리조트 '아일랜드57'
태배길 구간에 세워진 '이태백 시비'
태배길 구간에 세워진 '이태백 시비'
【 태안(충남)=조용철 기자】 태배길, 솔향기길, 해변길, 안면송길 등 충남 태안의 해변길은 1300리 해안선을 따라 펼쳐져 있어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트래킹 코스다. 그중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북쪽에 위치한 태배길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담고 있다. 해안을 따라 굽이굽이 펼쳐진 기암절벽의 절경에 절로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중국의 유명한 문장가인 이태백이 조선을 유람하던 시절 '태배' 지역 해안가의 커다란 바위에 한시를 적고 갔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태배'는 청량하고 울창한 소나무숲, 해안을 따라 펼쳐진 기암절벽, 부드럽고 햇빛에 빛나는 모래사장이 아름답다.

보통 태배길은 태배전망대부터 시작한다.
지난 2007년 12월,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가 6만 드럼의 기름을 토해내는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했던 바로 그 장소다. 태배전망대는 군인 초소를 새롭게 증축한 전망대로 기름 유출 당시의 암담했던 상황을 설명해주는 전시관이 자리잡고 있다. 기억하고 싶지는 않지만 잊어서도 안되는 태안의 재앙이다. 날씨가 맑은 날이면 인천 앞바다까지 훤히 보인다는 태배전망대는 서해를 지키는 군사요충지였다. 서해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가슴 속으로 파고든다.

복잡한 상념을 훌훌 털어버리고 가심도 바다 길로 내려왔다. '우리는 옛날 달을 볼 수가 없었지만 저 달은 옛사람을 비췄으리라. 옛 사람 지금 사람 흐르는 물 같으나, 저 달 보는 그 마음은 모두 같으리.' 이곳엔 시성 이태백이 풍광이 아름다워 시 한 수 적어놓았다는 시문이 있다.

서해바다를 바라보니 애기 업은 바위가 보인다. 마치 생김새가 아기를 업고 서있는 여인의 모습처럼 보여서 지어진 이름이다. 언덕 너머 마을 끝자락이라고 불렸다는 구르미 또는 구름미. 구름포 해수욕장은 이름 만큼이나 아늑하다. 운산 아래 운포가 1996년 구름산 아래 구름포구로 개명됐다고 한다. 구름포 해수욕장은 모래사장이 1㎞에 이르는 아름다운 해변이다. 썰물이 남기고 간 백사장은 멋진 한 폭의 그림이다.

의항(蟻項)은 개목마을의 다른 이름이다. 개미의 목처럼 잘록하게 생겼다고 해서 말그대로 '개미목말'이라고 했는데 뒤에 말이 탈락된 채 '개목'이라는 이름만 남았다. 또 지명의 한역(漢譯)에 따라 의항이 됐다. 의항항은 배들이 풍랑을 피해 안전하게 피항했던 항구였다. 가난한 어촌이던 의항항은 조기, 민어가 많이 잡혔지만 판로가 없어 소금으로 염장해서 팔았다. 도로가 생기기 전의 의항항은 유일한 교통수단인 나룻배를 타고 오갔던 오지였다.

■일몰 풍경에 취해볼까, 아일랜드 리솜

일몰 풍경이 아름답다고 알려진 아일랜드 리솜으로 이동했다. 아일랜드 리솜은 옛 리솜오션캐슬이 전관 리노베이션 후 최근 오픈했다. 그림 같은 바다 전망과 아름다운 해안선이 조화를 이룬 서해안의 대표 일몰 명소로 손꼽힌다. 국내 3대 일몰지로 유명한 꽃지해변의 붉은 노을은 산토리니, 코다키나발루, 발리의 일몰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황홀한 순간을 선사한다. 선셋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인 '아일랜드 57'은 안면송 사이로 보이는 일몰의 색다른 풍광을 칵테일과 함께 즐길 수 있어 마치 외국에 온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이태원 맛집인 돈스파이크의 '로우앤슬로우'와 김성운 셰프의 '파스타 포포'의 주요 메뉴를 아일랜드 57에서 즐길 수 있다.


방효상 아일랜드 리솜 총지배인은 "리솜리조트는 다른 리조트가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왔다"며 "아일랜드 리솜은 국내 고급 회원제 리조트의 시작이자 본격적인 서해안 관광 시대를 알리는 상징적인 역할을 하며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아일랜드 리솜은 호반그룹으로 인수되면서 전면 리뉴얼을 실시했다.
방 총지배인은 "이를 통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Nothing for the Rest'를 넘어 쉼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Something for the Rest'를 구현해나갈 것"이라면서 "앞으로 아일랜드 리솜만의 지리적, 지역적 특색을 살린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안면도를 찾는 고객들에게 최고의 리조트로 기억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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