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코로나로 심화된 자살위기, SNS상담으로 막아야"

전용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24 17:36

수정 2020.07.24 17:36

코로나 이후, 7월까지 정신건강 상담건수 30만건 훌쩍 넘겨
[파이낸셜뉴스]
지난 22일 개최된 '코로나 19, 자살예방을 위한 SNS 활용 상담 강화방안' 정책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장은진 심리학회 부회장, 김미례 생명존중시민회의 공동대표, 박인주 생명존중시민회의 상임대표, 윤상현 의원, 조현섭 한국심리학회 회장, 하상훈 생명의 전화 원장, 임삼진 생명존중시민회의 공동대표(사진 앞줄, 우측부터)
지난 22일 개최된 '코로나 19, 자살예방을 위한 SNS 활용 상담 강화방안' 정책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장은진 심리학회 부회장, 김미례 생명존중시민회의 공동대표, 박인주 생명존중시민회의 상임대표, 윤상현 의원, 조현섭 한국심리학회 회장, 하상훈 생명의 전화 원장, 임삼진 생명존중시민회의 공동대표(사진 앞줄, 우측부터)

생명존중시민회의(상임대표 박인주), 한국심리학회(회장 조현섭), 윤상현 국회의원, 한국생명운동연대 등이 공동주최한 '코로나 19, 자살예방을 위한 SNS 활용 상담 강화방안' 정책 세미나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80여명의 전문가와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박인주 생명존중시민회의 상임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코로나 19 상황이 길어질 수 있다. 생명을 살리는 일은 정언명령이다. SNS 비대면 상담을 활성화 시키기 위한 법적, 제도적 시스템 정비를 서두르자"고 강조했다.


윤상현 의원은 "코로나 19의 여파가 장기화함에 따라 경제적 어려움과 불안, 우울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살 사망자 수가 교통사고와 산업재해 사망자수를 합친 것보다 3배 많지만, 예산은 30분의 1에 불과하다는 지적에 국회가 할 일이 많다고 느낀다. 자살예방에서 자살대책으로 전환하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생명의 전화 하상훈 원장은 "민간의 위기 생명선인 생명의 전화는 지금까지 380만건이 넘는 상담전화를 받았다. 한강 19개 교량 등에 설치된 SOS 생명의 전화를 통한 위기상담건수는 지난 2011년부터 2019년말까지 7,854건에 달한다. 보람도 크지만, 야간상담의 경우 상담원 확보가 어렵다. 유급자원 봉사자로 대체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Miss Call이 없도록 전국통합시스템을 갖춰야 하는데 적지 않은 비용이 부담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살예방 상담전화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민관협력으로 운영되는 지역위기센터의 전국적 네트워크 구성을 통한 통합적 운영과 Crisis Line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김은지 청소년모바일상담센터 센터장은 "자살 상담에는 고도의 전문성과 신중함이 요구되므로, 자원봉사자와 재택상담원, 선임상담원의 유기적 결합에 의한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서 활동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또래건 갈등은 줄어든 대신 부모 자녀간의 관계 갈등 문제 상담와 진로 고민이 증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월 평균 31,699명의 청소년들이 '다들어줄개'를 찾아왔고, 특별히 186명의 생명을 구했다. 고위험군에 대한 다양한 지원 연계 시스템 구축과 단순한 line이 아닌 청소년 공간으로 한 단계 발전한 SNS 상담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임삼진 생명존중시민회의 공동대표는 "일본의 SNS 자살 상담 활동과 시사점"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일본의 SNS 자살 상담에서는 '입구에서 출구까지' 포괄적 삶 지원 개념으로 종합적, 전면적 지원을 추구함으로써 자살에 이르게 한 근본적 원인 해소를 지향하고 있다. 또한 일본 정부와 민간단체들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적극적 참여와 융합 에너지를 기반으로 협치형 SNS 상담을 전개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공식 홈페이지에 민관협력으로 이루어지는 상담을 소개하고, 연결하는 수준으로 민관 파트너십이 형성되어 있음을 상징한다. 우리도 단체들과 기관들의 민관협력 융합 에너지로 실질적인 자살 대책 동력을 형성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종우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은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전국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자가격리자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상담건수가 30만건을 훌쩍 넘겼다. 코로나 19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본 자살대책의원연맹은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적은 자살대책 SNS 상담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청소년과 청소년층의 접근을 위해 SNS 상담의 역할이 매우 크다는 것을 고려해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이 요구된다. SNS상담이 입구 기능을 하고, 삶의 포괄적 지원 차원의 대책을 마련한다면 그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육성필 용문상담심리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삶의 포괄적 지원이 가능한 영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의 모델을 우리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시대적 상황에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SNS는 물론 AI를 활용한 비대면 매체 상담도 만족도가 낮지 않다. 다만 개인정보나 비밀 보장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세심한 대처가 필요하다. 코로나 이후 심리학회 무료상담에 340명의 전문가 박사와 1급 전문가가 참여하여 1,000여건 이상의 상담이 이루어졌다. SNS상담의 활성화를 위해 출구 기능, After Care의 역할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재훈 스텔라재단 대표는 "3년전 SNS를 통해 어머니가 자살한 것을 처음 고백할 수 있었다. 그만큼 SNS는 자살이라고 말할 수 없었던 상황을 이겨 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안타깝게도 미디어나 SNS상에서 자극적인 요소들을 동원해서 자살 보도를 하지만 이것은 바이러스처럼 유가족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 이럴 때마다 내가 장례를 치르는 기분이다. 유명인사의 자살보도에 유가족이나 일반인들이 노출되면 그만큼 자살을 늘리는 데 기여할 것이다. 오히려 삶에 닥친 자살 위기나 어려움을 극복했다는 사례들이 많이 제시되고 여기에 노출되면 그것은 귀감이 되고 영감이 되어 희망을 만들 것이며, 자살이 줄이는 순기능을 하게 될 것"이라고 유가족의 입장에서 대안을 제시했다.

서일환 보건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장은 "상담을 통해 시야가 협소해져 극단적인 생각으로 빠져드는 사람에게 다른 길이 있음을 제시하는 것은 심리적 안녕감을 높여 희망을 줄 수 있다. 현재 자살 관련 상담은 1393, 1577-0199, 생명의 전화 등 대부분 대면상담과 전화상담이다. 그런데 Miss Call이 상당히 많이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다, 통화가 1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많아서 발생하는 일이다.
우기 상황에 있는 분들에게는 누구든 어디든 대화상대와 연결되는 것 자체가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커뮤니케이션에 취약한 분들에게 SNS 상담 등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 자살예방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 보급률 95%로 세계 1위인 우리나라는 그 가능성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