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토픽

'바람과 함께 살아지다' 출연 유일 생존자 타계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27 10:32

수정 2020.07.27 10:32

104세 드 해빌랜드, 거주지 파리에서 숨 거둬
배우 올리비아 드 해빌랜드(왼쪽)가 지난 2008년 11월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국가예술훈장을 수여받기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배우 올리비아 드 해빌랜드(왼쪽)가 지난 2008년 11월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국가예술훈장을 수여받기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출연한 유일한 생존자인 배우 올리비아 드 해빌랜드가 26일(현지시간) 104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드 해빌랜드는 그동안 거주하던 프랑스 파리의 자택에서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홍보담당자인 리사 골드버그가 밝혔다.

AP통신과 BBC를 비롯한 외신들은 드 해빌랜드가 할리우드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마지막 생존자였으며 가장 화려했던 영화 스타 중 한명이었다고 보도했다.

드 해빌랜드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멜라니 해밀턴 윌크스 역을 맡아 수백만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1940년 아카데미 여자 조연 배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후 1946년과 1949년에 각각 ‘그들에겐 각자의 몫이 있다’와 ‘사랑아 나는 통곡한다’로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을 수상했다.

드 해빌랜드는 1916년 당시 일본에서 활동하던 특허 변호사이자 제국대학교 영문학 교수였던 영국인 아버지와 영국인 배우 사이에서 도쿄에서 태어났다.
3세에 부모가 별거하자 어머니와 여동생 조앤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이주해 성장하면서 연극에 관심을 보이며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여동생은 조앤 라폰테인이라는 이름의 배우로 활동했으나 두 사람은 잦은 불화를 겪어야 했다. 연기자로 두 사람은 1942년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 후보를 놓고 경쟁해 조앤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드 해빌랜드는 70년이 넘는 연기 생활을 하면서 50여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을 뿐만 아니라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TV 드라마에도 등장하며 다양한 연기를 선보였다.

영화 세트 밖에서는 할리우드 영화사들을 상대로 영화배우들의 권리를 위해 싸워 배우 노조와 함께 1943년 워너브러더스를 법원에 고소했다. 캘리포니아주 고등법원은 드 해빌랜드의 손을 들어주면서 배우들은 할리우드 영화사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그후 이 판결은 '드 해빌랜드 법안'으로 불렸다.

드 해빌랜드는 프랑스인 피에르 갈란테와 재혼하면서 1953년부터 파리에서 거주해왔으며 장수 비결에 대해 '3L'인 사랑과 웃음, 배움이라고 언급하곤 했다.


아카데미상 뿐만 아니라 골든글로브상을 두차례 수상했으며 2008년 미국 정부로부터 국가예술훈장, 2010년에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지옹 도뇌르,' 2017년에는 대영제국훈장 중 4등급인 OBE를 수여 받았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