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온갖 창의적인 활동을 다 해봤지만 그래도 뻥 뚫린 구멍 같은 것이 있었다. 벤의 인턴 지원이유 중 하나다. 벤처럼 채용이 되는 것은 정년제도가 없어진 미국 기업문화로 볼 수 있다. 미국은 1967년 정년을 65세, 1978년 70세로 올렸다가 1986년 아예 없앴다. 정년제도 자체를 나이에 따른 차별로 봤기 때문이다. 나이차별 금지는 영국도 비슷하다. 65세 정년을 2011년 전격 폐지했다.
'노인나이 65세'는 19세기 독일 총리 비스마르크 머리에서 나왔다. 처음 사회보험제도를 만들면서 노령연금 수령나이로 65세 이상을 정한 기준이 지금껏 통용된 것이다. 비스마르크 시절 평균수명이 50세였다. 이걸 감안해 현실에 맞는 노인나이를 새로 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매번 나온다.
길어진 수명, 장수시대 정년을 아예 40세로 확 줄이라고 파격 제안한 일본 학자도 있었다. 20대 배운 지식과 기술만으로 50년 직업인생이 가능한 시대인가. 더 오래 일하기 위해 기술 재습득 기회의 시간으로 40세가 적당하다는 지적이었다. 정년연장은 근로자들 반대로 쉽지 않은 곳도 있다. 프랑스는 2010년 사르코지 대통령 시절 60세에서 62세로 늘리면서 노사 반발이 엄청났다. 지금 마크롱 대통령도 연금개혁 차원에서 다시 정년연장을 추진 중이지만 노동계의 극렬 저항에 직면했다.
일본에선 80세 정년제를 채택한 회사가 나왔다.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에 본사를 둔 가전판매점인데 적용대상이 300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시니어사원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저출산에 따른 일손부족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청년일자리 걱정도 크게 없다보니 정년도 쉽게 늘리고 있다. jins@fnnews.com 최진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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