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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경영권 분쟁 재점화에… 한진칼 신주인수권 몸값 오르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28 17:42

수정 2020.07.28 17:53

3자연합 워런트 120만주 공개매수
조원태 회장도 맞대응 움직임
한진칼3WR 상장 후 4.8% 상승
한진칼의 주가가 하락하는 가운데 신주인수권(워런트)의 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3자 주주연합(KCGI·반도건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한진칼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워런트 공개매수에 나서며 지분 확보 경쟁이 본주에서 워런트로 옮겨 간 때문으로 분석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진칼 3WR'는 이날 2만3000원에 거래를 마쳐 지난 16일 상장(종가 2만1950원) 이후 4.8%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진칼의 주가는 11.7% 가량 하락했다.

3자 주주연합과 한진그룹의 지분 확보 경쟁이 워런트로 옮겨가며 가격이 뛰었다. 지난 23일 KCGI 산하 유한회사 그레이스홀딩스와 반도건설 계열 반도개발은 각각 워런트 80만주, 40만주를 공개매수 한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내달 12일까지 공개매수를 한다.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2만5000원으로, 한진칼이 발행한 워런트 이론가격(1만5751원) 대비 58.2%, 매수공고일 이전 5영업일 평균가(2만2084원) 대비로도 13.2%의 할증률이 붙었다.
현재 가격 대비로도 8.7% 가량 높은 수준이다.

앞서 한진칼은 핵심 자회사인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3000억원 규모의 분리형 공모 BW를 발행했다. 사채의 표면 이자율은 2.0%, 만기이자율은 3.75%, 만기일은 2023년 7월 3일이다. 공모에 참여해 해당 BW를 배정받은 채권자는 사채를 보유하고, 워런트는 분리해 매도가 가능하다. 신주인수권이 분리된 채권은 지난 3일, 워런트는 16일 각각 상장됐다.

3자 주주연합의 이번 워런트 공개매수는 기존 지분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3자 주주연합은 반도개발이 워런트 14만8745주를 갖고 있다. 이번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164만6235주로 확대돼 전체 워런트(363만3636주)의 45.3%를 보유하게 된다. 이들은 BW 공모에 9000억원을 투입해 지분 0.7%를 확보한 걸로 알려졌다. BW 발행에 따른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 희석에도 이들의 지분율은 기존 45.2%에서 43.3% 수준을 유지했다. 이번에 120만 주의 워런트를 공개매수 하면 종전의 지분율을 유지하게 된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자 연합의 워런트 공개매수가 마무리되면 최종 지분율은 45.2%로 BW 발행 전과 동일하다. 이번 공개매수는 지분율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3자 주주연합과 조 회장의 지분 확보 경쟁이 재점화하며 워런트 가격은 더 오를 걸로 예상된다. 지난 23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역시 한진칼 주식 70만주를 담보로 200억원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시장에선 조 회장이 이 자금을 워런트 매입에 쓸 것으로 보고 있다. 워런트 매입에 나서지 않는다면, 우호지분을 포함한 조 회장의 지분율은 41.04%에서 38.7% 수준으로 줄어 3자 연합과 격차가 더 커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BW를 배정받은 투자자는 사채의 표면이자와 만기이자 이외에 워런트 분리매각에 따른 차익을 상당히 누렸을 것"이라며 "지분 경쟁이 격화되며 워런트 가격은 더 오를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mjk@fnnews.com 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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