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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실리콘으로 해수담수화 장치 만들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30 12:01

수정 2020.07.30 13:43

재료비 3000원 들여 간단하게 분리막 제작
1㎡의 광열증발기로 하루 30L 식수 생산
증발효율 우수해 가습기 기술로도 이용 가능
태양광 기반 해수담수화 시스템을 제작해 건물 옥상에 설치한 결과 3개월간 증발기 면적 1㎡당 25~30L의 식수를 안정적으로 생산했다. 포스텍 이상준 교수 제공
태양광 기반 해수담수화 시스템을 제작해 건물 옥상에 설치한 결과 3개월간 증발기 면적 1㎡당 25~30L의 식수를 안정적으로 생산했다. 포스텍 이상준 교수 제공
[파이낸셜뉴스] 전기나 별도의 에너지 없이도 햇빛만 쪼이면 바닷물을 식수로 만드는 해수담수화 장치를 개발했다. 탄소나노튜브 대신 3000원을 들여 설탕과 실리콘만으로 만든 분리막은 99% 증발 효율을 가졌다.

한국연구재단은 포항공과대학(포스텍) 이상준 교수 연구팀이 태양광 기반의 해수담수화용 광열 증발기와 담수화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햇빛만으로 별도 처리 과정이나 전문가 도움 없이 간편하게 바닷물에서 많은 양의 식수를 저렴하고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태양광 기반 담수화 장치를 건물 옥상에 설치하고 3개월간 실험한 결과, 거름막 1㎡당 10~12시간 동안 30L의 식수를 생산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바닷물 거름막은 99.997%의 매우 높은 효율로 민물로 만들어냈다. 이렇게 염분을 거른 물은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식수 기준을 만족시켰다.

매우 작은 구멍들을 가진 실리콘 스펀지 위에 각설탕을 올린 뒤 300℃의 열을 가해 광열 증발 분리막을 만들었다. 포스텍 이상준 교수 제공
매우 작은 구멍들을 가진 실리콘 스펀지 위에 각설탕을 올린 뒤 300℃의 열을 가해 광열 증발 분리막을 만들었다. 포스텍 이상준 교수 제공
기존 기술들은 그래핀이나 탄소나노튜브를 사용해 1㎡ 재료비로 수십만~수백만원이 소요된다. 연구진은 이날 "이 거름막을 재료비 3000원을 들여 제작했다"고 말했다. 매우 작은 구멍들을 가진 실리콘 스펀지 위에 설탕을 올린 뒤 300℃의 열을 가하면 된다.

이렇게 되면 검게 탄 설탕은 빛을 받아 열 에너지로 바꾸고 이 열로 미세한 구멍 속 물들을 수증기로 바꿔 위로 내뿜는다. 이 거름막을 햇볕에 노출시키면 최대 67.7℃까지 올라간다. 하지만 실리콘 스펀지가 열을 차단하는 단열제 역할을 해 거름막 아래 물의 온도는 큰 변화가 없다.

기존 태양광 기반의 증발식 담수화 기술들은 바닷물 증발때 막 표면에 소금 결정들이 생겨 성능을 낮춘다. 연구진은 해수담수화용 광열 증발기를 1시간 동안 작동시킨 뒤 2분동안 햇빛을 차단하자 분리막에 붙어있는 소금결정들이 87.4%까지 제거됐다. 인위적인 작업을 하지 않고도 빛만 차단하면 분리막 청소가 가능한 것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광열 증발 분리막의 성능이 매우 훌륭해 가습기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사진은 일정세기의 LED 빛을 분리막에 비추자 높이 8㎝까지 증기가 올라오는 것이 보인다. 포스텍 이상준 교수 제공
연구진이 개발한 광열 증발 분리막의 성능이 매우 훌륭해 가습기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사진은 일정세기의 LED 빛을 분리막에 비추자 높이 8㎝까지 증기가 올라오는 것이 보인다. 포스텍 이상준 교수 제공
이 분리막은 해수담수화용 광열 증발기 뿐만아니라 실내 가습기에도 적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기존 상용화 기술중 가장 좋은 증발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리막에 일정세기의 LED 빛을 비추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결과 분리막에서 가습기처럼 수증기를 내뿜기 시작했다.

연구진은 "기존 담수화 기술과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수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원천기술로서 관련 산업체로의 기술 이전과 함께 일부 상용화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인 '나노에너지'에 28일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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