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헬스 레저

예산하면, 출렁다리? 보부상村도 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30 17:08

수정 2020.07.30 17:31

한층 풍성해진 예산의 볼거리
봉수산 정상에서 바라본 예당호
봉수산 정상에서 바라본 예당호
보부상을 주제로 한 국내 최초의 공원인 '내포 보부상촌'이 지난 24일 충남 예산 덕산온천단지에 문을 열었다.
보부상을 주제로 한 국내 최초의 공원인 '내포 보부상촌'이 지난 24일 충남 예산 덕산온천단지에 문을 열었다.
【예산(충남)=조용철 기자】 조선시대부터 이어진 덕산온천의 명성 덕분에 충남 예산은 휴양지로 알려졌다. 예산은 수려한 자연경관, 다양한 역사유적뿐 아니라 색다른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여행지도 곳곳에 숨어 있다. 국내에서 가장 큰 저수지인 예당호와 출렁다리가 여행객을 반긴다. 음악분수의 환상적인 분수쇼를 감상할 수 있다. 추사 김정희 등 우리에게 친숙한 인물들의 흔적을 만날 수 있어 어르신들과 여름방학을 맞은 손자손녀가 함께 가족여행을 즐기기에도 좋다.
옛 교환경제의 주역이던 보부상의 얼과 역사를 최근 개장한 '내포보부상촌'에서 살펴볼 수도 있다.

보부상이 짊어지고 다니던 등짐
보부상이 짊어지고 다니던 등짐
보부상이 쓰던 패랭이
보부상이 쓰던 패랭이
■엣날 옛적 기록·유물로 되살린 '내포 보부상촌'

보부상을 주제로 한 내포보부상촌이 4년여의 조성사업 끝에 덕산면 온천단지1로에 지난 24일 개장했다. 보부상촌 자리는 충남 서부지역 유통 중심지이자 사람들이 붐볐던 장소로 기록과 유물 등이 현재까지 잘 보존돼 왔다. 일반적으로 '내포'는 사전적으로 풀이하면 내륙 깊숙이 바다와 연결되는 물길을 통해 포구가 형성돼 있는 장소를 의미하지만, 이곳 내포는 서산시, 당진시, 예산군, 홍성군 등 가야산 앞뒤 5개 시·군을 묶어 이렇게 부른다.

총 6만3000㎡에 조성된 보부상촌에는 예산보부상박물관을 비롯해 전수관, 어귀·장터·난장마당, 체험공방, 보부상놀이터가 들어섰다. 60m 길이의 숲속 슬라이드, 가상현실 공간, 물놀이터와 동물체험장 등도 마련된 복합테마시설로 꾸며졌다. 보부상박물관 1층에는 내포지역 및 보부상을 알리는 유물이 전시돼 있어 보부상을 잘 모르는 아이들도 손쉽게 보부상의 개념을 알 수 있도록 꾸몄다. 2층에는 보부상 문화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체험존과 4차원(4D) 영상관이 꾸며져 있다. 우선 정문에서부터 야외공연장까지는 어귀·장터·난장마당이 조성돼 있는 옛 초가집에서 다양한 먹거리와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또 난장마당에서는 지역 예술단체와 내포보부상촌 공연단의 공연이 매일 열린다. 황선봉 예산군수는 "예당호 출렁다리와 음악분수에 이어 산업형 관광도시 예산을 대표할 새로운 명소인 내포보부상촌을 개장했다"며 "앞으로 보부상촌을 찾는 많은 분들이 즐겁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예당호출렁다리' & 우아한 '음악분수쇼'

보부상의 옛 명성을 뒤로 한 채 예당호로 향했다. 1980년대부터 예당관광지가 조성되기 시작해 지역민의 휴식 공간으로 자리잡았지만 차츰 아름다운 호수 풍광이 어우러진 낚시터로 명성을 쌓았다. 2019년 예당호출렁다리와 느린호수길, 올해 음악분수가 차례로 선보이면서 예당호는 예산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예당관광지 입구에 들어서면 예당호출렁다리의 규모에 압도된다. 길이 402m 규모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출렁다리다. 높이 64m 주탑을 두고 케이블이 늘어선 현수교가 웅장하다. 주탑에 전망대가 있어 출렁다리 주변을 살펴보기에도 좋다. 예당호출렁다리를 건너다 보면 지난 4월부터 가동한 음악분수와 만나게 된다. 면적이 1536㎡에 달하며 호수에 설치된 넓은 음악분수다. 예당호출렁다리와 음악분수는 땅거미가 질 즈음에 찾아가는 것이 좋다. 음악분수가 가동되면 신나는 음악 소리에 물줄기가 춤을 추면서 빛이 어우러진다. 예당호 전경은 예산군 광시면과 대흥면, 홍성군 금마면이 만나는 지점에 솟구쳐 있는 봉수산에서 바라봐야 제맛이다. 이 산 꼭대기에 조성된 임존성은 백제가 나당연합군에 망했을 때 의자왕의 사촌동생 복신, 도침과 흑치상지가 3년여 동안 후백제 부흥운동의 거점으로 활용했던 산성이다. 높은 곳에 우물을 파서 물을 그 안에 모았다가 적의 공격 때 물꼬를 터뜨려 1차적으로 곤경에 빠뜨리고 결정적인 공격을 가할 목적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예산황새공원
예산황새공원
■천연기념물 텃새황새의 보금자리 '예산황새공원'

예당호를 지나 광시면으로 가다보면 예산황새공원과 만난다. 예산황새공원은 자연환경 훼손으로 사라졌던 천연기념물 제199호 텃새 황새의 자연 복원을 위해 예산군이 조성한 공원이다. 예산군은 예산황새공원에서 자란 황새 8마리를 2015년 9월 전국 최초로 자연 방사한 이래 황새의 안전한 정착을 위해 매년 황새를 자연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예산황새공원에서는 황새를 가까이 관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청정구역에서만 서식할 수 있는 황새의 특성상 유독성 농약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어서 자연 그대로의 습지와 숲을 경험할 수 있다.

추사 김정희의 생가인 추사고택
추사 김정희의 생가인 추사고택
■추사 김정희가 나고 자란 곳 '추사고택'

예당평야가 한눈에 들어오는 자리에 오붓하게 들어앉은 추사고택은 조선 최고의 실학자이자 '추사체'란 고유한 글씨체로 잘 알려진 추사 김정희가 태어나고 자란 지역이다. 일곱살에 대문에 써 붙인 '입춘첩(立春帖)'이란 글씨를 보고 번암 채제공과 초정 박제가가 그 범상치 않음을 알아보았을 만큼 추사는 일찍이 예술적으로 뛰어난 재능을 선보였다.
사랑채와 대청이 인상적인 추사고택의 안채, 사당으로 이어지는 아담한 뒷마당이 추사의 글씨체 만큼이나 간결하면서도 운치가 넘친다. 추사기념관에선 추사의 생애, 글씨와 그림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추사고택 뒷산 너머에 자리한 화암사에는 추사가 썼다는 좋은 경치를 일컫는 '시경(詩境)'과 부처가 있는 집을 뜻하는 '천축고선생댁(天竺古先生宅)'이라는 글씨가 각각 예서체와 해서체로 바위 위에 새겨져 있어 추사의 필체를 잠시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