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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기자가 방문한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LG디스플레이 OLED 전시관. 약 84.6㎡(25평)짜리 공간에 공상과학(SF) 영화에서만 보던 미래의 집이 눈앞에 펼쳐졌다. 언뜻 평범한 가정집처럼 보였지만, TV 패널로 잘 알려져있는 대형 OLED 기술이 집안과 가구 곳곳에 숨어있었다.
우선 침실. 스마트 워치를 착용한 채 아침잠에서 깨면 침대 발밑 보드에서 투명 OLED 화면이 올라와 사용자의 수면의 질을 분석하고 오늘의 날씨를 알려준다. 투명 패널인데다 필요에 따라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어 좁은 방에서도 탁 트인 개방감을 느낄 수 있었다. 투명 패널 뒤에 보드를 겹치니 일반 TV용 영화 등 영상 콘텐츠 시청에도 불편함이 없었다.
LG디스플레이가 TV,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전통적인 OLED 공급 이후 차세대 OLED 먹거리를 찾아나섰다. 다양한 OLED 제품의 확장성을 바탕으로 공간별 최적의 디스플레이를 재현하는 방식으로 산업 생태계를 넓혀가고 있다. OLED 디스플레이는 자발적으로 빛을 내 백라이트가 필요하지 않다. 이 떄문에 더 얇게, 그러면서도 구부리거나 휘어지게 만들 수 있어 폼팩터 혁신의 주재료로 꼽힌다.
대형 OLED 패널을 독점 생산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전시를 통해 건설, 가구, 인테리어 업체 등 이종산업과의 전략적 협력에 나섰다. 가구형 가전, 인테리어용 빌트인 가전, 스마트 영상 가전 등이 대표적이다.
거실엔 천장에서 휘어져 내려오는 벤더블(구부러지는) TV와 벽면의 레일을 따라 이동하면서 피봇(90도 회전해 화면을 세로로 길게 볼 수 있는 기술) 회전하는 TV가 전시돼있었다. 레일과 피봇 기능이 동시에 TV에 탑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색 재현율도 끌어올렸다. 투명과 거울 디스플레이 해상도는 FHD이고, 가변형 TV와 월페이퍼 TV 등은 4K를 적용했다.
향후 LG디스플레이는 다양화된 OLED 디스플레이를 기업간거래(B2B) 쪽으로 상업화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새로운 형태의 디스플레이에 적합한 콘텐츠와 운영 시스템이 뒷받침되면 제품의 활용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 가구·인테리어 업체와의 협업은 OLED 제품 탑재를 옵션화하는 방식일 것"이라며 "글로벌 이태리 명품 가구 업체와의 콜라보레이션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이날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2020'에 참가해 차별화된 OLED 기술력을 선보였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seo1@fnnews.com 김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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