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원 받고도 광고사실 표기 없어
분개한 시청자··· 구독해지 저항도
분개한 시청자··· 구독해지 저항도
[파이낸셜뉴스] 유튜브에 ‘뒷광고’가 넘쳐난다.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씨에 이어 뒷광고 논란이 불거진 문복희, 햄지, 나름 등의 유튜버가 뒷광고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입장을 밝혔다. 야생마, 양팡, 쯔양 등 구독자 수십만을 보유한 유명 유튜버도 뒷광고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뒷광고로 인해 하자 있는 제품이 버젓이 홍보되는 사례도 발생한다. 품질이 검증되지 않았거나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는 상품도 여럿이다. 제품 사양이 사실과 다른 경우까지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에 광고영상을 올리며 광고 표기를 하지 않는 사례가 만연해 있다. 수백에서 수천만원에 이르는 광고비를 받고 상품을 노출시키면서도 시청자에겐 광고임을 알리지 않는 것이다. 이른바 ‘뒷광고’다.
최근엔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씨를 비롯해 문복희, 햄지, 나름 등 다수 유튜버가 광고·협찬 목적으로 영상을 제작하고도 이를 알리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기도 했다. 일부 유튜버는 뒤늦게 영상에 광고표시를 달아 눈총을 사기도 했다.
뒷광고는 명백한 법규 위반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행정규칙을 통해 광고주와 상품을 추천하거나 보증하는 사람 사이의 이해관계를 시청자에게 공개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반하는 업체는 법에 따라 벌금 및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구글 역시 광고정책에 따라 유튜버에게 동영상 내에 ‘유료 프로모션’임을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이 규정을 공지했기 때문에 개별 유튜버가 이를 어길 시 구글은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
문제는 규정을 어겨 광고업체나 유튜버가 처벌되는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에 있다.
2019년 한국소비자원이 상위 인플루언서 계정 60개의 광고성 게시글 582개를 분석한 결과 광고임을 표기한 경우는 단 174건에 불과했다. 4건 중 3건 가까이가 뒷광고였다는 뜻이다.
공정위는 같은 시기 ‘경제적 이해관계 미표기’를 이유로 단 7개 사업자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액 2억69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상위 60개 계정에서만 수백 개 업체가 수백 건의 불법 광고를 진행했는데, 겨우 7개 사업자에 대해서만 불법사실을 찾아 책임을 문 것이다.
업계에선 낮은 처벌이 불법을 양산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홍보업계 한 관계자는 “유튜버를 일일이 세무조사하지 않는 한 어떤 게 리뷰고 어떤 게 광고인지 밖에서 알아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적발되면 유튜브 채널이 막힌다거나 광고로 얻는 수익에 비해 훨씬 큰 벌금을 물게 된다는 인식이 생겨 자정이 되도록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현실은 녹록치 않다. 유튜브는 광고정책을 공지할 뿐, 그에 따른 모니터링이나 제지활동에 뒷짐을 지고 있다. 개별 유튜버를 처벌하는 규정조차 마땅치 않다. 실제 표기 없이 광고한 사실을 인정한 유튜버들도 당국으로부터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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