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위기가 넘어갔지만 여전히 코로나 사태에 따른 신흥시장 위기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칠레 페소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 멕시코 페소 등 주요 신흥시장 화폐가치들은 아르헨티나 채무 재조정 소식에도 1% 가까이 급락했다. 같은날 역외시장의 터키 리라 통화 스와프 금리는 하루 기준으로 1050%를 기록해 2019년 3월 이후 가장 높았다. 이는 그만큼 리라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리라 가치는 이미 지난달 말에 유로 대비 역대 최저 수준으로 주저앉기도 했다.
WSJ는 올해 에콰도르와 레바논 역시 아르헨티나처럼 채무 재조정 협상에 나서야 한다며 신흥시장의 부채 위기가 끝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남미 3위 경제 대국으로 지난 5월에 2차 세계대전 이후 9번째 디폴트(채무불이행)을 맞은 아르헨티나는 4일 발표에서 주요 채권단 3곳과 채무 재조정 합의를 이뤘다고 전했다. 정부측은 전체 외채의 20% 수준인 650억달러(약 77조3240억원) 규모의 채무 재조정 협상으로 아르헨티나의 채무 상당수 부분 경감됐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가 이제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빌린 440억달러를 어떻게 갚을지 협상해야 하며 협상 결과에 따라 시장에 충격이 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기초 재정이 부실하고 해외 관광객과 원자재 판매에 의존하던 일부 신흥시장들은 코로나19로 관광객과 원자재 수요가 동시에 줄면서 심각한 부채 위기에 처했다. WSJ는 이러한 시장과 첨단기술이 발전한 한국 같은 신흥시장을 비교하면서 고위험·고수익을 노린 신흥시장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선호 국가가 달라진다고 예측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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