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원내 대야 전략을 놓고 고심에 빠졌다. 출렁이는 부동산 시장을 잡으려던 입법 속도전이 미래통합당과의 정당 지지율 격차를 '초접전'으로 좁히는 부메랑이 돼 돌아왔기 때문이다.
하반기 우선 추진과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1호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연내 출범. 지도부는 정기국회 모법(母法) 개정까지 거론하며 대야 압박에 나섰지만, 당내 여론은 민심 악화를 우려하는 온건파와 강경파로 엇갈린 양상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6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의 정당 지지율 조사는 민주당 내부에 적지 않은 파장을 가져왔다. 한 초선 의원은 "총선이 끝난 지 6개월도 안됐는데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며 "부동산에서 젠더 이슈까지 가장 문제시될 만한 걸 계속 맞고 있으니 회복의 여지가 없는 거 같아 더욱 힘들다"고 토로했다.
tbs 의뢰로 3~5일 실시된 이번 조사를 보면 민주당(35.6%)과 통합당(34.8%)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이내인 0.8%포인트(p)로 좁혀졌다. 지난 2월 총선을 앞두고 통합당이 창당된 이래 가장 좁혀진 수치다.
특히 민주당이 부동산 세법과 '임대차 3법' 입법을 완료한 4일 이후 이뤄진 5일 조사에서는 통합당이 36.0%를 기록, 민주당(34.3%)을 1.7%p 앞서는 '역전'이 발생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5%p, 응답률 4.6%.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를 놓고 정부의 수도권 주택공급 방안,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갈등 등과 함께 한 달 간의 부동산 입법 과정에서 불거진 '입법 독주' 논란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입법 독주' 논란은 지난달 말부터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린 4일까지 작전처럼 빠르게 이뤄진 부동산 법안 발의와 상임위·본회의 처리까지 과정에서 불거진 것으로, 민주당의 아픈 대목이다.
이로 인해 당내에서는 향후 원내 전략을 놓고 '속도를 조절하자'는 온건파와 '밀고 나가자'는 강경파가 혼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입법을 일단락한 민주당의 다음 과제는 공수처 출범에 필수적인 공수처장 추천위 구성으로, 하반기 여야 경색 국면을 부를 것으로 예상돼 왔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5일 추천위원 선임을 하지 않는 통합당을 향해 '8월 국회 시작까지'로 시한을 던진 상태다. 시한까지 위원을 선임하지 않을 경우에는 지난해 말 통과된 '공수처 설치법'의 추천위 구성 조항을 개정해 야당의 거부권 삭제를 검토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와 관련해 당 지도부의 한 중진 의원은 "욕을 먹은 김에 털고 가야 한다. 8월 국회에서 (공수처 문제를) 결론을 내고 9월 정기국회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문제는 지지율 하락이다. 당내 의견도 반반"이라며 "'입법 독주' 프레임 때문에 여론 상황을 보면서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우리가 헛발질을 해서 (지지율이) 빠지고 있는 것"이라며 "돌아보고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특히 "통합당의 주호영 원내대표 체제는 과거 장외투쟁에 삭발, 단식까지 한 황교안·나경원 체제와 달리 큰 사고가 없다"며 "우리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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