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장관 후보 지명 1년을 맞은 9일 “검찰이 ‘피고인’이라는 족쇄를 채워놓았지만, 해야 하는 싸움은 하겠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1년 전 오늘인 2019년 8월 9일 나는 제66대 법무부장관 후보로 지명됐다"며 "법무 검찰 개혁 과제를 확고히 실현하고자 했으나 청사진만 그려놓고 10월 14일 자리에서 물러났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가족이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되는 순간부터 나는 전혀 '살아있는 권력'이 아니었다"며 "오히려 '살아있는 권력'은 독점하고 있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사용해 가족 구성원 전체를 대상으로 '표적 수사', '저인망 수사', '별건 수사', '별별건 수사'를 벌인 검찰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작년 하반기 나는 법무부 장관으로, 나와 내 가족에 대한 수사 과정에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았다"면서 "가족들 모두 '멸문지화'(한 집안이 멸망하는 재앙)를 꾀하는 검찰 수사를 묵묵히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검찰과 관련해 "권위주의 체제가 종식되면서 군부나 정보기관 등은 모두 '외과 수술'을 받고 민주적 통제 안에 들어왔다"며 "검찰은 정치적 민주화 이후에도 민주적 통제를 거부하고 OECD 국가 최강의 권한을 휘두르는 '살아있는 권력'으로 행세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국 검찰은 '준(準)정당'처럼 움직인다"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은 허구"라고 했다. "한국 검찰은 시류에 따라 그리고 조직의 아젠다와 이익에 따라 '맹견'이 되기도 하고 '애완견'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수사에 대해서는 검찰이 여당의 총선 패배를 예상해 이후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위한 밑그림을 준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은 "작년 하반기 초입 검찰 수뇌부는 4·15 총선에서 집권여당의 패배를 예상하면서 검찰조직이 나아갈 총노선을 재설정한 것으로 안다"며 "문재인 대통령 성함을 15회 적어 놓은 울산 사건 공소장도 그 산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집권여당의 총선 패배 후 대통령 탄핵을 위한 밑자락을 깐 것"이라며 "작년 말 국회를 통과한 검찰개혁법안은 역사적 의미를 갖고 서초동을 가득 채운 촛불시민 덕분"이라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언론도 겨냥했다. 그는 "검찰이 흘려준 정보를 그대로 받아 쓴 언론은 재판은 물론 기소도 되기 전에 저에게 '유죄 낙인'을 찍었다"며 "올해 들어 문제의 사모펀드 관련 1심 재판부는 저나 제 가족이 이 펀드의 소유자, 운영자가 아님을 확인했지만 작년에는 거의 모든 언론이 '조국 펀드'라고 명명하며 맹비난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장관 지명 이후 한 달 동안 하루 평균 4만 건 이상의 기사를 쏟아냈고, 이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것이 많았다"며 "유튜브 등 온라인에는 악랄한 허위사실과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이 범람해 이에 대한 법적 응징은 시작했으며 지치지 않고 계속 하겠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언론사와 기자를 상대로 형사 고소,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소셜미디어 상에 자신에 대한 허위 사실을 퍼뜨렸다며 국대떡볶이 김상현 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은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 성실하고 겸허히 임할 것"이라며 "대법원 판결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사실과 법리에 기초해 철저히 다투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지난 1년 동안 부족하고 흠결있는 저를 위로, 격려,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며 "덕분에 무간지옥을 버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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