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동향 8월호'...6개월 만에 '경기 부진 완화'
[파이낸셜뉴스] 정부 싱크탱크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이 축소되며 경기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7월 수출 역시 주요국이 경제활동을 재개하는 등 대외수요 위축이 완화되면서 감소폭이 축소됐다고 판단했다. 다만 KDI는 향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대외 불확실성은 높다고 말했다.
KDI는 9일 발간한 '경제동향 8월호'에서 "코로나19 국내 확산이 둔화함에 따라 내구재 소비, 설비 투자 중심으로 내수 부진이 완화됐다"고 밝혔다. KDI가 '경기 위축' 대신 '경기 부진 완화'라고 평가하는 것은 6개월 만이다. 지난 3~7월에는 5개월 연속 '경기 위축' 진단을 내린 바 있다. 진단의 근거는 최근 개선된 경기지표다.
6월 전산업생산은 전월(-5.7%)보다 6.4%포인트 상승한 0.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자동차(-35.7%→-13.4%) 부진 완화 등으로 광공업 생산(-9.8%→-0.5%)의 감소 폭이 크게 축소됐으며, 도소매업(-4.5%→-0.4%) 감소폭 축소와 금융·보험업(15.7%), 부동산업(12.6%) 급증으로 서비스업생산(-4.0%→-0.1%) 감소 폭도 줄었다.
6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96.7)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99.4)는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기준치를 밑돌았다.
KDI는 "주요 수출국의 봉쇄 조치 완화로 제조업의 급격한 위축이 다소 완화됐다"면서 "경기가 내수를 중심으로 부진이 완화되고 있으나,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기업 경기실사지수(BSI)는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7월 계절조정 제조업 업황BSI(51→57)와 전산업 업황BSI(56→60)는 기준치(100)를 큰 폭으로 밑돌았다.
소비는 부진에서 완만히 회복되는 모습이다. 승용차를 중심으로 소매판매액이 크게 증가하고 서비스업 생산이 전년 수준에 근접했다. 6월 소매판매액은 6.3%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전월(1.7%)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KDI는 "다만 6월 소비 증가에는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긴급재난지원금 지원, 조업일수 증가 등 일시적 요인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설비투자는 글로벌 반도체 수요 증가로 반도체 관련 산업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6월 설비투자는 대부분 업종에서 증가세를 보이며 전월(3.4%)보다 높은 13.9%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수출은 주요국의 경제활동 재개로 반도체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자동차의 감소 폭이 크게 축소되며 부진이 완화됐다. 7월 수출은 -7.0%의 증가율을 기록해 전월(-10.9%)보다 감소 폭이 축소됐다. 물가는 국제유가 하락 폭 축소 등으로 7월에 전월(0.0%)보다 높은 0.3%의 상승률을 기록했으나, 수요측 물가 압력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KDI는 판단했다.
금융시장은 주가, 원화 가치가 상승세를 유지하는 등 안정된 모습을 보인 가운데, 가계 대출 증가 폭이 확대됐다. 국제 유가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주요 선진국의 경기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로 6월에 이어 7월에도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했다.
향후 경기 상황에 대해 KDI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으나,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내다봤다.
KDI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며 대내외 경제 심리가 회복되는 가운데 주요 선진국의 소비 관련 지표도 일부 반등했다"면서 "다만 전 세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증가, 미국·중국 간 대립 격화가 경기 회복의 제약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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