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조은효 특파원】 일본이 '적기지 공격능력'을 새 방위전략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북한을 타격할 수 있는 장사정 미사일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일본 내에선 적기지 공격 능력 도입에 대한 비판 여론에 대응하기 위해 잠재돼 있는 북한 위협론을 새삼 부각시키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10일 친정권 매체로 분류되는 산케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북한 등을 염두에 둔, 적 기지 공격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장사정 미사일 배치를 중심으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초 일본 정부는 이른바 '스트라이크 패키지'를 독자적으로 보유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비용 문제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비용 조달이 가능한 장사정 미사일을 중심으로 적 기지 공격 능력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일본 정부는 장거리 순항미사일 재즘(JASSM)을 비롯한 복수의 후보를 검토해 적 기지 공격 능력으로 보유할 대상을 압축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후보군으로는 조인트 스트라이크 미사일(JSM, 사거리·이하 동일 500㎞), JASSM(900㎞), LRASM(900㎞), 고속활공탄(비공표), 극초음속유도탄(비공표), 토마호크(1300㎞ 이상) 등이 열거됐다. 이 중 JASSM은 2018년 개정한 '방위계획의 대강'이나 '중기방위력 정비계획'에 조달, 연구대상으로 이미 규정돼 있다. 일본 정부는 이미 조달이나 연구가 결정된 장비라면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연립 공명당을 설득하기 쉬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적 기지 공격능력은 탄도 미사일로 일본을 공격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경우, 공격이 실행되기 직전에 적 기지를 타격화 무력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행 일본 헌법이 금지하고 있는 선제공격의 길을 터놓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날자 사설에서 "전수방위(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방위력 행사 가능) 일탈 우려가 강하다. 실효성이나 비용 대 효과도 의문이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일본 정부는 9월 말까지 적 기지 공격능력과 관련한 방향성을 정리, 연내에 안전보장 전략을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맞물려 북한 핵 위협론도 새삼 고조되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북한이 일본 열도 전역으로 핵 탄도 미사일을 조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산케이는 북한 최고지도자의 판단에 따라선 북한 핵이 일본에 단순한 위협정도가 아니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단계를 맞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보유하는 핵탄두는 최소한 10~20발에 달하고 최대로 하면 60발까지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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