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조은효 특파원】 최근 한·일 관계 악화에도 일본에선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필두로 '제3차 한류'니 '제4의 한류붐'등의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한국 드라마가 인기다. 인기 요인으로는 작품의 높은 완성도, 매력적인 남성상의 제시, 넷플릭스 등 영상 플랫폼 발달, 그리고 코로나19로 외출 자제로 영상물 소비가 증가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일본 넷플릭스에서 10일 현재 사랑의 불시착은 2위를 지키고 있고 '이태원 클라쓰'가 5위에 올랐다. 사랑의 불시착은 지난 달 1위를 달렸다. 일본 넷플릭스는 한국 작품 코너를 따로 두고 '몬스터',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사이코지만 괜찮아' 등을 한국 드라마 붐 조성에 나섰다.
일본 언론들은 이미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락스 등 한국 드라마 인기에 주목하고 있다.
아사히신문 계열의 주간지 아에라는 사랑의 불시착 주인공 현빈이 과거에 출연한 작품인 '내 이름은 김삼순', '시크릿 가든', '하이드 지킬, 나' 등을 분석하는 특집을 최근 싣기도 했다. 현빈은 6월에 '슈칸아사히'에 표지 모델로 실리기도 했다.
아에라는 한국 드라마 속 남성상을 인기 요인으로 꼽았다. 현빈(이종혁 역)이 여주인공 손예진(윤세리 역)을 한곁같이 지키고, 윤세리를 위해 요리를 하는 모습 등이 일본 여성들에게 매력 포인트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또 연기, 각본, 기획, 연출 등 모두 최고라고 치켜세웠다. 일본 네티즌들은 사랑의 불시착 뿐만 아니라 이태원 클라쓰의 박서준의 전작들도 언급하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사랑의 불시착과 이태원 클라쓰의 테마가 된 '분단'과 '복수'가 문재인 정권의 최근 움직임과 중첩되는 측면이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9일 한·일 관계에 관한 논설을 싣기도 했다.
최근 일본의 한류 드라마가 열풍은 코로나19 사태로 외출을 자제하는 바람에 집안에서 넷플릭스, 유튜브 등 영상물 시청 시간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영상 플랫폼의 발달, 때마침 유입된 한국의 '킬러 콘텐츠' 등이 한데 작용한 결과다. 과거 지상파·케이블, DVD대여 시대보다 한층 확산 속도가 빨라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함께 한·일 관계 악화에도 지상파, 케이블TV등에서도 여전히 한국 드라마들이 연일 방영되고 있는 것 역시, 한류 열풍이 견고하게 유지될 수 있는 기반이 된 것으로 보인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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